(19) 초조본유가사지론 권 제53
인천의문화/김윤식의 인천 재발견
2009-05-27 14:26:23
고려 조판술 입증 ‘인천 유일의 국보’
(19) 초조본유가사지론 권 제53
초조본유가사지론 권 제53
인천의 문화재 중에 국보(國寶)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국보이니 일반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유도 있고, 관심을 갖는다고 해야 몇몇 학자나 사가들 뿐이니 국보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이다.
이 인천 유일의 국보는 ‘초조본유가사지론 권 제53(初雕本瑜伽師地論 卷 第五十三)’으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가천박물관(嘉泉博物館)이 소장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이 밖에 13종의 국가 지정 보물인 조선 전기 의학 관련 서적을 소장하고 있다.
국보 제276호인 초조본유가사지론 제53권은 당나라 현장(玄奬)이 번역한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100권 중 53권 째 책으로 고려 현종(顯宗, 992∼1031) 때 새긴 초조본(初雕本)이다. 인천시역사자료관에서 편찬한 ‘인천의 문화유산을 찾아서’에 나와 있는 설명을 인용해 본다.
“초조본유가사지론 권 제53(初雕本瑜伽師地論卷第五十三)은 유가파의 기본적인 논서(論書)로 미륵보살(彌勒菩薩)이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것인데 번역은 당나라의 현장(玄奬, 602∼664)이 한 것이다. 초조대장경유가사지론은 11세기에 간행된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전 100권 중 이 책은 제53권에 해당된다. 두루마리 인쇄물의 형태로 전해지며, 지질(紙質)이나 인쇄 상태 등으로 보아 고려 현종에서 문종 조에 걸쳐 간행된 초조대장경을 조판한 것으로 보인다. 1권 1축이며 각장(各張)은 세로 28.4㎝, 가로 48㎝이다. 종이는 닥나무 종이이며 형태는 두루마리 즉 권자본(卷子本)이다. 표지는 감지(紺紙)인데 원래의 표지는 아니다. 책의 장정을 살펴보면 상하간(上下間) 22.8㎝이며 각 장은 23행 14자(제1장은 22행) 형식으로 새겨져 있다. 판수제(版首題)는 ‘瑜伽師地論 卷第五十三 第二丈 惡’과 같이 책이름, 권차(卷次), 장차(張次), 천자문(千字文) 함차(函次)로 돼 있다. 종장(終張)인 제24장은 ‘제24(第二十四)’라고만 돼 있고 나머지 서지 사항은 생략돼 있다. 보존 상태는 권축의 상단 가장자리 부분이 습기로 인해 훼손됐고, 첫째 장의 본문에는 15자의 결실이 생겨 보사(補寫)했다.”
고려 초조대장경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판각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으로 북송(北宋)의 관판대장경(官版大藏經)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간행된 인쇄 원판이다. 특히 초조대장경은 북송 관판대장경과 비교할 때 우리의 판각인쇄술의 뛰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초조본유가사지론 권 제53’은 11세기 고려 조판술의 우수성이 잘 나타나 있는 유물로 고려의 불교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불교사, 인쇄사, 서지학 등 학술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본자(本者)가 아쉽게도 미처 언급하지 못한 불찰이 있으나 가천박물관에서는 지난 4월14일부터 23일까지 인천종합문화회관에서 가천재단 50주년 기념 특별전을 열어 소장 국보, 보물 등을 시민들에게 공개한 바 있다.
아무튼 가천박물관은 가천길재단이 부설한 사설박물관에 불과하지만, 이 같은 귀중한 국보, 보물을 필두로 인천지역 국가 지정 문화재의 60%를 소장하고 있는 중요한 보고라고 할 것이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대견스러움과 자랑스러움을 솔직히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김윤식·시인/인천문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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