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계절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9-06-03 11:38:05
장미의 계절
옛날 유대나라에 제이라라는 예쁜 아가씨가 있었다. 어느 날 건달 청년의 구애를 거절했더니 앙심을 품고 아가씨를 마녀라고 모함해 화형을 당하게 했다. 그러나 억울하게 죽게 된 아가씨를 가엽게 여긴 하느님이 타오르는 불길을 잡아 구출해주었다. 화형 기둥에서 싹이 트고 잎이 나와 붉고 하얀 꽃을 피어 아가씨를 감싸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꽃이야말로 인류가 에덴에서 쫓겨난 후 처음 피어난 장미로서 붉은 꽃은 불이 붙은 나무에서, 흰꽃은 아직 불타지 않은 나무 토막에서 피어난 꽃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예년 같지 않게 무더운 초여름 장미 계절-아파트 담장마다 붉게 피었다. 장미를 일러 꽃의 여왕이라 하거니와 그만큼 꽃이 탐스럽고 향기가 짙다. 장미의 원산지는 코카서스 지방이다. 붉은 꽃의 꽃말은 ‘열렬한 사랑’이고 영국의 국화이다. 영국 역사에는 붉은장미와 흰장미 간에 전쟁이 있었다. 30년을 끌어온 1455년의 이른바 ‘장미전쟁’이다. 왕위계승권을 놓고 벌인 랭커스타와 요크가의 싸움인데 랭커스타가의 문장은 붉은장미요 요크가는 흰장미여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장미는 품종에 따라 꽃피는 시기와 기간, 나무의 크기 등이 다르고 홑꽃 겹꽃 색깔과 모양이 다양하다. 현재 알려진 품종만도 1만5천종이 된다. 이미 BC 2천년경 바빌로니아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재배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18세기는 장미의 르네상스라고 일컬어질 만큼 품종개발이 활발했다.
근래 덩쿨장미를 울타리용으로 많이 심는데 길이가 10m에 이르는 것도 있다고 한다. 기네스북의 기록으로는 굵기가 1.1m 높이가 2.74m나 되고 무려 499㎡의 면적을 덮어 그 그늘에 150명이 앉을 수 있는 장미가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아리조나주 톰스톤에 있었던 레디 뱅크스라 불리우는 나무였다.
그런데 인천의 시화가 장미이다. 무엇에 근거했든지 아무튼 장미를 대할때마다 무심하지가 않다. 한동안 시화라고 해서 장미를 심어 장미도로를 조성하고 인천시내 주방용품 메이커들은 공동상표를 장미로 정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