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섬집아기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9-06-22 14:29:46
국악 섬집아기
“가야금 열두 줄에”-오동나무나 밤나무 울림판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12줄을 매어 기러기발로 받치고 손가락으로 뜯어 소리를 내는 악기가 가야금이다. 부드럽고 청아한 음색의 가야금은 듣는 이의 마음을 끌어당겨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가야금은 가야국 가실왕이 당나라 악기를 보고 만들었다고 전해온다. 하지만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민족마다 고유의 현악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이미 가실왕 이전인 신라 자비왕 때 백결선생이 금(琴)을 쳤으며 내해왕 때 충신 물계자(勿稽子)가 거문고를 들고 사체산에 들어가 은거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로 미루어 우리나라 가야금의 연대는 3세기 경으로 소급된다. 또한 한국학 최서면 선생의 ‘몽골기행’에는 비록 13현일망정 몽골에 우리의 가야금과 아주 흡사한 ‘야닥’이 있다고 했다.
백결선생의 거문고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그는 경주 낭산 기슭에 살았는데 어찌나 가난했던지 누덕누덕 기운 옷을 입었기에 백결선생이라고 했다. 어느 해 세모에 집집마다 들리는 떡방아소리에 부인이 “우리는 무엇으로 과세합니까”하며 안스러워 하자 선생은 거문고로 방앗공이 소리를 내어 위로했다고 한다.
가야금이든 거문고이든 우리 국악기는 고유의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선각 음악인들이 서양음악과 접목시키는 연구작업을 꾸준하게 지속하느라 이제는 하나의 장르음악으로 자리잡았다. 그 일단인 ‘여울’ 가야금4중주단의 커피콘서트가 어제 종합문예회관에서 있었다고 한다.
여울4중주단은 인천의 무대를 자주 찾는 인천의 애호가들과 친숙한 연주단이다. 지난 2006년 아시안게임 추진기원 콘서트와 유치기념식 축하공연을 위해 내인한 바 있다. 이들 ‘여울’의 가야금은 12줄이 아니라 25줄이며 우리 국악의 5음계를 벗어나 현대음악에 전통적인 맛을 더해주고 있다고 한다.
어제 연주된 곡목은 슈베르트의 송어를 비롯한 행복한 생일, 섬집아기 등 11곡이었다고 한다. ‘섬집아기’가 연주될 때는 특히 젊은 엄마들에게 환성을 자아내게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