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7-05 21:27:19
배다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
중·동구 관통도로(중구 삼익아파트~동구 동국제강 간 2천510m) 문제가 3년째 질질 끌면서 아직도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너비 50m의 6~8차선 도로개설을 놓고 그 동안 서명·탄원서·기자회견·1인 시위·선전전·토론회·경찰 고소·감사원 감사 등 숱한 문제가 불거졌던 사안이다. 관은 관대로 민은 민대로 피곤하고 낭비가 심했다. 얼마 전 이러한 갈등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따위의 보도가 나왔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평행선’이라고 한다.
인천시가 내세우는 도로개설 의미는 별로 중대하지 않아 보인다. 경인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공항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가 이 일대와 인접해 광역교통수요 발생을 처리하려면 도로를 넓혀 뚫어야 한다는 게 요지다. 그렇게 해서 인천항 배후 수송로를 확충하고 송도경제자유구역과 서울을 잇겠다는 뜻으로, 말하자면 산업도로 개념이다. 하지만 교통흐름을 보면 고속도로에서는 차량이 거의 끝 지점까지 가는 게 일반적이고, 이 일대에는 교통정체도 심하지 않다. 게다가 도로개설 구간은 배다리와 창영초등학교 구(舊) 교사 등 시 유형문화재가 몰려 있는 곳이다. 배다리 헌책방 거리는 물론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는 아랑곳하지 않는 처사였다. 그러니 주민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시민단체들이 들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시는 일단 감사원 시정조치를 바탕으로 주민대책위원회와 협상을 벌여 나간다는 방침인 듯하다. 배다리 관통도로 무효를 외쳤던 주민들에게 모르쇠로 일관했던 시가 뒤늦게나마 협상을 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그래도 우리가 걱정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시는 벌써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상황에서 공사 철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도로개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은 그나마 공사를 계속하려면 배다리 구간만큼은 반드시 지하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는 예산상 이유를 들어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배다리 구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용역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배다리 지역에 시가 원하는 도로는 뚫을 수 없다는 점이다. 배다리는 오히려 새롭게 꾸며 보존해야 할 곳이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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