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단장한 홍예문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8-01 14:58:59
새로 단장한 홍예문 / 신용석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지개문' 또는 '무지개 수레문'이라고 불렀던 홍예문을 일본사람들은 혈문(穴門)이라고 불렀다. 1905년 착공하여 3년만인 1908년에 완공된 홍예문은 101년의 역사를 지닌 인천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 중의 하나다.
구한말 정부와 일본 거류민단의 자금으로 착공된 홍예문은 초기에는 간단한 공사로 예상되었으나 단단한 암반이 나오는 바람에 난공사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인천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공병대가 공사를 맡았는데 경부선과 경의선 철도공사에 투입되었던 기술력으로 난공사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전한다. 홍예문 공사를 통해 당시 인천에 거주하고 있던 일본인들은 그들의 주거지역을 넓혀나갈 수 있었고 난공사를 완공시키는 과정에서 그들의 기술력을 한껏 뽐내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홍예문을 자주 지나다니던 필자는 중학교(인천중학교)를 다닐 때에는 매일 홍예문을 통과해서 등교하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홍예문 옆 송학동에서 살고 있으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서려있는 홍예문을 자주 보고 드나들 수 있는 것을 큰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름철이면 홍예문 양쪽 석축 사이에서 돋아나는 크고 작은 식물들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제법 큰 식물들은 석출에 균열을 만들기 때문에 몇해 전 큰 가지들을 솎아냈다. 석축 사이로 돋아나는 식물들이 모두 사라지는 것같아 걱정이 되었지만 이번 여름에도 삼면이 초록색으로 덮혀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
얼마 전 중구청에서는 홍예문 양쪽 층계부분을 새로 단장하고 은은한 조명 장치까지 설치했다. 일본인들의 기술로 만들어진 홍예문이 백년만에 우리 손으로 새 단장을 한 셈이다. 자유공원 일대가 하루가 다르게 시민 친화적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