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페스티벌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8-01 15:00:11
록 페스티벌
조우성의 미추홀
오뉴월 밤 논두렁의 개구리들이 따라 울 듯, 우리네 성정(性情)도 그와 비슷한 것 같다. 어디서 뭔가 좀 된다 소문나면 앞뒤 안 가리고 다같이 울어댄다. '개구리 소리도 들을 탓'이라지만 세상은 시끄럽기만 하다.
한때 '조개구이집'이 잘 된다니까 너도나도 '조개'요, 칼국수 못 먹어 죽은 귀신이라도 씌었는지 동네 전체가 칼국수집이고, 냉면거리를 가 보면 저마다 다 '원조(元祖)'라고 하니 상도덕도 찾기 어려운 지경이다.
예술계도 그와 거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예술은 물처럼 높은 데서 낮은 데로 자연스레 흘러가고, 또 그 역사에 저 혼자만의 순수 독창은 있어 본 적이 없지만 염치 없는 베끼기를 볼 때마다 왠지 낯이 뜨거워진다.
'영화제'만 해도 그렇다. 지역적인 배경이나 수준과는 상관 없이 '영화제'가 된다니까 각 시가 어깨동무를 한 꼬락서니다. 그나마 '해운대' 등을 만든 부산 말고는 제작 경험도 없는 도시들이 영화제를 여니 문제다.
그것도 '국제 영화제'란 커다란 간판을 저마다 내걸고 있는 게 태반이고, 그도 아니면 '여성, 인권, 환경, 청소년' 같은 사회적 이슈를 세우고 있는데 전주, 제천, 광주, 대구, 제주 등의 사정이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양상이 록 페스티벌로 번졌다. 기획력과 상품적 가능성이 돋보였던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폭발적 인기를 얻자 또 하나가 파생돼 나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지명까지 헷갈리는 곳에서 열렸다는 것은 찜찜하다. '록 페스티벌=펜타포트=인천'이란 이미지를 잘 살려 나가야겠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