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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고사 위기에 놓인 '독립 서점'

by 형과니 2023. 5. 31.

고사 위기에 놓인 '독립 서점'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8-01 15:01:57


고사 위기에 놓인 '독립 서점'

독립 소형 서점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도시의 크기를 불문한다. 인천지역만 해도 현존하는 독립 서점이라 해봤자 60개 남짓하다. 그 수가 350개가 넘었던 10년전과 비교하면 생존율은 20%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현재 영업 중인 독립 서점들도 연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유는 뻔하다. 대형 체인 서점과, 대형 할인매장, 온라인 서점들이 협공으로 독립 서점들을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거침없이 빼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이 사안에 주목하는 것은 독립 서점의 이런 처지가 대형화의 바람과 대형 자본의 힘에 눌린 지역 토착 소상공인들의 애로를 대변하는 상징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현재 지역 극장가와 유통업계도 사정은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억눌림 속에서 제대로 숨도 못 쉬던 지역 소상인들은 최근 재벌기업을 상대로 '기업형 슈퍼마켓 진출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처절한 자구 노력인 셈이다.


문제는 두말할 것 없이 소비자, 특히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대응이라 할 수 있다. 대형화의 편익은 적지 않다. 체인 서점은 독립 서점에 비해 다양한 책들을 구비하고 있다. 책만 파는 게 아니라 음반과 DVD까지 판매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면 독립 서점보다 싸게 살 수도 있다. 대형 할인 매장에서는 책을 구입하는 것 이외에 일반 쇼핑도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이런 편익을 즐기러 대형 점포를 찾는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소형 점포의 편익과 지역사회 고유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대형화 편익의 취득 대가이다.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중소 상공인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지역사회와 그물망과 같은 관계로 얽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형 자본이 본다면 지역사회 구성원 간에 적전분열을 하고 있는 모양새와 다름없다. 대형 자본의 무분별한 지역시장 잠식 행태를 막으려면 소상인들의 경쟁력 제고 노력과 정부의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도 필요하지만 소비자들의 자성과 적절한 대응은 더 중요하다. 이제는 지역사회 소비자, 즉 구성원 모두가 소상공인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인천일보7.27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