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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찬반은 이용객이

by 형과니 2023. 6. 5.

찬반은 이용객이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9-11-29 22:31:53


찬반은 이용객이


<들은 바에 의하면 부천군 남동면 논현리와 시흥군 군자면 월곳리 사이에 철교를 가설하게 되면 중선이 들어오지 못한다는데 만일 이렇게 되는 경우에는 7백어민은 생명선을 잃게되어 큰 사회문제라고 대불만 중인데 당국의 처사가 매우 주목 중이라고 한다>

1936년 6월 21일자 D일보에 보도된 ‘경동철교 가설은 7백어민 사활문제’라는 제호 기사의 한 부분이다. 오늘날의 소래포구와 건너편 월곳포구 사이의 소래철교 가설에 얽힌 반대진정을 보도한 것인데 그후 주민과 경동철도회사 사이에 어떻게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으나 오늘날 철교가 턱없이 높게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철교 밑으로 중선의 왕래가 가능하도록 진정이 주효한듯 하다.

당시 소래면 포리(현재의 시흥시 포동)는 150여호의 주민이 거주하는 어촌이었다. 지금의 소래포구에서도 한참을 염전 사이의 갯골을 지나서 닿는 포구여서 그 곳에서 출어하려면 반드시 논현동 소래포구를 지나야 했다. 그런데 그 곳에 철교가 놓이면 큰 고깃배인 중선배의 출입이 차단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민들이 시흥군청에 진정했던 것이다.

오늘날 포리 일대의 염전은 도시화하고 수인선 철도는 폐선되어 철교는 소용 닿지 않는다. 그러나 미니열차가 아니더라도 철교는 그 이상의 기능을 한다. 소래포구를 찾는 관광인파로 해서 시즌이면 철교가 미어진다. 철교를 건너 시흥시 월곳 포구로도 가고 반대로 그 곳에서도 건너 온다. 이와 병행하여 별도의 교량이 놓였어도 나들이객들은 지름길인 철교를 고집한다. 수인선 복선 전철공사가 추진될 때도 철거할 뻔 했으나 보존되어야 한다는 여론으로 인해 살아 남았었다. 오히려 남동구에서는 침목 뿐이던 철교 바닥에 발판을 깔고 양켠에 철제 난간을 달아 주었었다.

그런데 최근 소래포구의 명물인 소래철교 철거 주장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소래포구를 찾는 관광객의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는 시흥시는 철거를 제기하고 활용가치가 크다고 주장하는 남동구는 반대한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은 남동구와 시흥시간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지만 무엇보다 이용객들의 의견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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