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으로 읽는 책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9-12-15 15:10:54
손가락으로 읽는 책
점자는 시각장애인의 촉각을 이용 해독할 수 있도록 고안한 부호이다. 여섯개의 볼록하게 튀어나온 점을 여러 모양으로 조합하여 문자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을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 끝으로 짚어 읽게 된다. 사람은 타고난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 중의 어느 하나라도 기능을 상실하면 본능적으로 나머지 감각이 예민해지는데 실명한 사람의 손가락 끝 촉각을 이용토록 한 것이 점자이다.
점자를 처음으로 고안해 낸 사람은 프랑스의 브라이유이다. 그는 세살때 칼끝으로 한쪽 눈을 찔려 실명했다. 그러나 총명을 타고난 그는 훌륭한 첼리스트에다 올갠 연주자였다. 그는 프랑스군이 야간 전장에서 사용해 온 점 코드의 통신수단을 시각장애인용으로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원래 판지 조각에 점으로 알파벳을 표시함으로서 병사들이 야간작전에 손가락으로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글자 하나를 표시하는데 12개의 점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방식이었다.
그것을 단순화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의 나이 16세때였다. 1829년 점자를 창안해내고 자신의 이름 그대로 브라이유라고 했다. 그리고 ‘a system of writing for the blind’로 시작하는 ‘손가락으로 읽을 수 있도록 솟은 점을 이용한 도형으로 문자를 구성하는 시각장애인용의 필기양식’이라고 했다. 영국과 미국도 4년후 그것을 채용했다.
한글을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이라면 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의 점자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한 훈맹정음이다. 박두성 선생은 1926년 한글 점자를 고안해 냈을 뿐 아니라 63년 율목동 자택에서 타계하기까지 시각장애인 복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금도 율목동 긴 골목길에 그 분의 고택이 퇴락하고 있다.
그런데 6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점자를 읽는 사람이 격감하고 있다고 한다. 녹음도서 등 오디오 기기에 의존하는 기회가 많아진데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필요한 문자나 기호가 늘어나 조작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같은 현상일까. 30일 혜광학교에서 간행물윤리위의 점자 및 녹음도서 기증식이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