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천의문화/인천배경문학,예술,문화

신태범 선생의「인천 한 세기」

by 형과니 2023. 6. 7.

신태범 선생의인천 한 세기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10-01-31 14:33:35

 

신태범 선생의인천 한 세기

박 현 주 화도진도서관 문헌정보과장

 

 

간혹 인천 책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을 경우,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잠시 망설이게 된다. 그 이유는 인천에 관한 책의 저술 활동이 활발해지고, 출판량이 많아졌다는 반가운 변화일 것이다. 이는 지역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게 되는 대목이다. ‘인천 책 30cm 서가운동을 벌였던 게 불과 몇 해 전인 것 같은데, 이젠 도서관에도 인천 책이 30cm가 아니라, 3m도 훨씬 넘을 만큼 소장 자료가 늘어나고 있다.

 

개항기에 버금가는 노도의 변화가 일렁이고 있는 현재의 인천. 근대에 대한 역사, 문화적 관심과 연구 활동이 활발한 요즈음,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인천을 공부하거나, 인천의 근대문화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망설임 없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책이 신태범(愼兌範) 선생의 인천 한 세기이다.

 

이 책은 198214일부터 8339일에 이르는 44회에 걸쳐 경인일보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19836월 홍성사(弘盛社)에서 초판을 펴낸이래, 책이 없어 곤란하다는 소식을 접한 저자가 그간 마음 한구석에 앙금처럼 고여 있던 미진한 곳들을 고치고, 보태어 증보판을 마련하는 의미로 19963월 도서출판 한송(寒松)에서 증보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렇게 인천 한 세기는 초판본과 증보판 두 종류가 있으며, 증보판의 경우 미진한 부분이 보충된 반면 출판 과정에서의 실수로 축현역유현역으로 표기 한 것과 같은 오류가 여러 부분에서 발생해 역사적 사실들을 수록한 책자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의 부제와 같이 인천의 한 세기를 몸소 지켜본 이야기들’, ‘몸소 겪고 들은 이야기들을 담은 이 책은 일제 강점기 35년을 겪었던 생활 체험을 바탕으로 인천의 풍물과 인물에 대한 개인적인 체험담을 토대로 세세한 역사적 사실들을 담아 인천의 근대 문화와 생활사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해 준다.

 

인천 한 세기는 어떤 문필가의 책보다도 쉽고 유려하게 쓰였으며, 이는 신태범 선생의 지식인으로서의 학문적 깊이와 문화적 인식, 풍부한 독서량을 통한 해박한 지식을 가졌던 점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인천 한 세기는 개인의 체험을 통한 역사 기록서이며, 전공 분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학계의 원로로서 문화적인 감각과 안목, 역사에 대한 남다른 관심, 문장가로서의 뛰어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귀중한 사료이다.

 

일제 강점기의 세세한 근대 문화와 생활의 기록과 개인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근대사의 원형들을 자세하게 서술한 인천 한 세기를 읽노라면 역사가도 아니요. 문필가도 아니었던 신태범 선생의 기록자로서의 성실한 자세에 실로 감탄하게 된다.

 

칠순의 나이에 초판을 출간하시고 13년 뒤 증보판을 기꺼이 내셨던 선생의 인천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 전해져 온다. 인천의 근대화와 함께 한 선생의 생애와 기록을 통해서 과거에서 오늘을 찾으려는 요즘. 여러 분야에서 필히 참고해야 할 인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천 한 세기는 현재 절판된 상태이나 향후 증보판을 수정보완하여 다시 출간되기를 기대해 본다. 인천시공공도서관인 북구, 부평, 주안, 화도진, 서구, 인천시립도서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