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문석 새벽장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10-07-24 13:49:30
가장 낮이 길다는 요즘 장날이면 새벽4시 이미 장이 시작된다. 강화읍 남문밖 토산품센터 앞이다. 전등불이 훤하게 켜지고 상인이 나타나면 그 앞으로 각지에서 온 부녀자들이 자기키 보다 훨씬 큰 화문석을 안고 모여든다. 그리고 이사람 저사람 상인을 옮겨다니며 한푼이라도 더받기 위해 흥정을 벌린다. 어느 아주머니는 값을 후하게 받았다며 즐거운 표정이요 어느 할머니는 혹시나 남보다 덜받는것은 아닌지 속으로 계산하기에 바쁘시다.
각자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타고 흩어지면 이 자리에서 또다른 장이 벌어진다. 이번에는 화문석의 재료가 되는 왕골을 사고파는 사람이 모이고 이마저 파장되어 6시도 지난 밝은 시각이면 서울이나 인천에서 왔음직한 자가용족이 모여들고 다시 장은 시작된다. 중간상인에게서 화문석을 사기위한 도시 수요자들이다. 이렇게 해서 강화도의 화문석장은 장날 아침에 세번 선다.
화문석(花紋席)은 글자 그대로 ‘꽃무늬가 있는 돋자리’다. 화문석이라고 하면 강화도를 연상할만큼 강화군 특산품이다. 풀을 이용하여 만든 토산품이라기 보다 하나의 우아한 예술품이다. 우리의 옛솜씨가 그대로 오늘에 지속되어 지금은 해외에 널리 알려지고 그 예술적 진가가 평가 받기도 한다. 화문석은 고려중엽 부터 가내수공업으로 이어져 오다 100여년전부터 본격 발전했다고 한다.
그 우수성은 이미 12세기 중국의 송나라 서긍이 ‘고려도경’에서 극찬한바 있다. ‘부드러워 접어도 상하지 않으며 매우 정교하며 우수하여 놀랍기만 하다.’ 또한 16세기 예수회선교사 루이스 구스만 신부는 ‘선교사들의 이야기’에서 ‘조선의 신분높은 사람들은 집안에 훌륭하고 아름답게 정성들여 만든 돋자리를 깔아놓고 있다’고 했다.
지난5일 외국관광객 3천여명이 강화농촌테마마을 상품을 통해 화문석체험등에 나섰다고 한다. 이를 시작으로 계속하여 여행사 언론사를 초청 집중홍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이 무엇을 보고 갔으며 또한 무엇을 느끼고 갔는지. 새벽 화문석 시장도 훌륭한 관광소재라 여겨진다. 중동의 카펫시장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