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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관광,가볼만한곳

석양夕陽, 서쪽 하늘 지나 마음에 어리다.

by 형과니 2023. 6. 23.

석양夕陽, 서쪽 하늘 지나 마음에 어리다.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11-12-23 13:38:26

 

석양夕陽, 서쪽 하늘 지나

마음에 어리다

 

서쪽으로 기울던 태양이 세상을 온통 붉게 물들이더니 이내 바다 속으로 아득히 가라앉는다. 하지만 노을의 여운은 햇살보다 길다. 한 해의 끝에서 맞이하는 석양은 더 그렇다.

그 빛을 가슴에 새기고 내일도 힘내어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정서진에서 내일의 빛을 보다

 

매일 뜨고 지기에, 그 빛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도 불구하고 마음으로 해를 대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해의 끝에서 맞이하는 해는 마음에 달리 다가온다. 안도감과 아쉬움이 뒤섞여 막막해지는 감정을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힘을 주기에.

 

기울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한 해를 차분히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고 싶다면, 인천으로 가자. 강원도 강릉에 정동진(正東津), 전라남도 장흥에 정남진(正南津)이 있다면 인천에는 정서진(正西津)이 있다. 해돋이 명소로 잘 알려진 정동진은 임금이 거처하는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동쪽으로 달리면 다다르는 육지 끝의 나루라는 구전문학의 한 구절에서 유래했다. 서구는 이 점에 착안,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인근 서구 오류동 1539-6번지 일원이 광화문의 정서 방향에 위치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정서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11월 경인아라뱃길 남측 제방도로의 도로명을 정서진로로 이름 지었으며, 올해 마지막 날 정서진 해넘이행사를 열 계획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보러, 강화 남단 해안도로를 달려 정서진으로 간다.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는 노을을 흘리며 하늘을 물들이다 이내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말 것이다. 고요한 바다 그리고 그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 서쪽 바다는 동해처럼 가슴을 후벼 파는 비장미는 없지만 잔잔한 아름다움으로 마음에 애잔하게 파고든다.

 

정서진에 서서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햇살이 찬란하게 물결 위로 쏟아져 내리고 그 빛이 시간에 따라 색을 달리하며 바다로 서서히 스며든다.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함이 느껴진다. 정서진, 그곳에서 만난 것은 단순한 일몰이 아닌, 내일 더 환하게 세상을 비출 오늘의 태양이었다. 문의 : 서구 문화관광체육과 560-5932

 

깨고 싶지 않은 꿈, 인천의 일몰

서해를 품은 인천은 아름다운 일몰을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저마다 아름다운 빛으로 마음에 파고드는 저녁놀. 그 풍경이 꿈결처럼 아름답고 아련해, 오래도록 깨어나고 싶지 않다.

 

용유도 을왕리 바닷가에서 하늘을 본다. 해가 갯벌과 바다를 어루만지다 어느새 세상을 붉게 만들어버린다. 백사장은 적()사장이 되었고, 해변을 메운 갯바위는 햇살이 더해져 세상에 없을 멋진 조각품이 되었다. 을왕리와 사이좋게 이웃한 왕산해변도 용유팔경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낙조가 아름답다.

 

강화 장화리 강화도를 여행하고 있다면 해질 녘에는 꼭 장화리 해안에 닿아야 한다. 장화리 노을은 유난히 붉고 눈부시기로 유명하다. 노을을 보러 오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 카페도 적지 않다. 해가 노을로 부서져 바다에 내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음도 붉게 붉게 물들어버린다.

 

연수구 아암도 태양이 서쪽으로 기운다. 햇살을 받은 갯벌과 바다가 이드르르하다. 저 멀리 외항선이 일몰을 가르고 부두로 돌아오고 있다. 저녁 햇살로 만선을 이룬 배가 마음에 어리어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고려산 적석사 늦은 오후, 지는 해를 보기 위해 고려산을 오른다. 산 서쪽에 자리 잡은 적석사의 낙조대에 오르면 한 폭의 그림 같은 석양이 펼쳐진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더니 어느 새 바다를 붉게 만들어 버린다. 저기, 세상을 굽어보는 부처님도 햇살에 젖어 더 깊게 빛난다.

 

월미산 전망대 월미산 전망대는 해 질 무렵이면 찬란한 빛을 세상에 뿌린다. 하지만 그보다 더 눈부신 건, 해가 뿌리는 황금빛 노을이다. 그 위에선 어디를 둘러보아도 한 폭의 그림. 바다에 땅에 젖어드는 낙조가 마음에 강렬한 느낌표를 찍는다.

 

월미도 문득 노을이 그리울 때 찾아도 해지기 전에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월미도. 창 넓은 카페에서 진홍빛 노을이 그리는 수채화를 넋 잃고 바라본다. 그러다 눈으로만 담기 아쉬워 유람선을 타고 붉게 물든 바다 속으로 풍덩 몸을 던져 본다.

 

석모도 보문사 석모도에서 보는 노을은 눈이 부시어 어릿할 정도로 찬란하다. 외포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석모도. 그 섬의 보문사 마애석불에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 주문도, 소승도, 대승도가 바다 사이로 모습을 감추며 마음에 기나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