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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관광,가볼만한곳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by 형과니 2023. 6. 24.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12-03-04 17:38:27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시정연구관실 장순지

 

정해년 아침, 돼지해라서 그런가...왠지 풍요로워야 할 것 같고, 충만해야 할 것 같은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은 이런 벅찬 기운을 느끼게 해 준, 일종의 선물같은 답사였다.

 

송현동 아파트 단지 내 근린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  수도국산의 옛이름은 만수산 혹은 소나무가 많아서 송림산이라고 불리웠다.

 

개항 이후 일본인들이 중구에 살게 되면서 그곳에 살던 조선인들이 수도국산으로 옮겨오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곳은 가난한 사람들의 터전이 되었다.

 

현재는 아파트 단지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더 이상은 , 고단한 시절, 정겨웠던 수도국산 달동네의 표정은 찾을 수 없게 되었지만 그 시절의 켜켜이 쌓아둔 삶의 기억들을 추억하고자 달동네 터에 박물관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달동네 박물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곳이 송림 복덕방이다. 이 곳에서 표를 사고 나면 그때부터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를 외치는 뻥튀기 아저씨의 모습도 만날 수 있고, 뻥하고 터지는 그 소리를 듣겠다고 올망졸망 앉아있던 동네 아이들도 연상할 수 있다.

 

어릴 적 시골 할머니댁 같은 정겨운 풍경도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다.

구멍 뚫린 창호지문과 쌓아올린 그득한 보리밥, 아궁이와 장작, 화롯불과 군밤 등...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더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거리거리마다에는 미소가 번지는 표어들과 광고가 붙어있다.

 

반공방첩 문구부터 농수산부의

광고까지...

 

옥상에 가득한 장독대, 가지런히 널려 있는 빨래들과 생선들이 눈길을 끌고, 동네 앞 구멍가게에는 어린 시절 사먹던 추억의 과자들이며 불량식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재래식 화장실도 냄새가 날 것처럼 실감나게 만들어져 있으며 만화책을 꺼내볼 수도 있다. 순정만화의 입문이랄 수 있는 김영숙의 갈채와 황미나 만화들을 발견하고는 나의 소녀시대도 추억할 수 있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직접 그 시절로 돌아가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물지게도 지어 볼 수 있고 연탄불을 갈아 볼 수도 있으며 추억의 교복을 입어볼 수도 있다. 방문객들 저마다 교복을 입어보며 제각기 불량스런 여고생을 연출해보기도 했다. 또 못난이 삼형제 인형이나 일일이 오려 인형놀이를 했던 종이인형들, 불량식품을 살 수 있는 기념품 가게도 있다. 특히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모형들, 은율 솜틀집 주인, 뻥튀기 아저씨, 대지 이발관 주인, 연탄가게 주인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어서 더욱이 친근하다.

 

그 시절 게딱지 초가들과 울퉁불퉁 비탈길은 황토빛 흙더미 속에 묻혀있지만 우리네 애환이 서린 기억의 편린들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곳곳에서 보듬을 수 있다.

 

하늘 아래 달과 맞닿은 곳, 하루살이가 녹록치 않던 고단한 시절, 달빛 가장 밝게 비추는 곳에서 더 환한 꿈을 꾸었을 그들의 삶이 그리워진다면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을 찾아가보자.

 

그곳에 일번가의 기적같은 삶이 오롯이 살아 숨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