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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인천의 동쪽

by 형과니 2023. 3. 17.

인천의 동쪽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02-04 00:42:58


인천의 동쪽


예전에 중앙시장이라면 이름 그대로 인천의 대표적 시장이었다.

동인천역 건너 동북편에 상가를 이루고 있었다.

송림초등학교 앞으로 해서 송현 화평 금곡동 일부 지역이었다.

지금은 재래시장 거의가 그러하듯 옛 영화를 꿈으로나 꾸고 있을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하긴 이곳 일대는 원래 버려진 논바닥이었다. 고일 선생의 ‘인천석금’에도 그렇게 기록하고 있다.

<화수 화평 송림 송현 금곡 일부가 모두 논이었다고 한다.
송현동 언덕 주민들의 잿물 섞은 빨랫물이 논바닥으로 흘러빠져 내려가게 되고 또 바닷물도 첨벙해서 좋은 논은 마침내 갈대밭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던 것이 30년대 만화로가 개설되는 등 일대가 정비되면서 시장이 자리하게 되었다. 이름하여 ‘인천일용품시장’이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오성극장 자리에서 동인천역 축대 바로 코밑까지 당시로는 제법 규모 있는 목조의 상설시장이었다.

여기에는 일용잡화를 비롯 식료품과 설렁탕 거리에다 양복점들이 자리했는데 동인천역 쪽으로는 제재소가 가동하고 있었다.

레일 위로 제재기가 오가며 목재를 켜내는 모습이 신기하여 어린것들의 구경거리였었다.

이것이 일시에 사라진 것은 일제의 패색이 짙었던 2차대전 말엽 철도 연변을 모조리 철거하면서이다.

이곳에 다시 시장이 선 것은 해방직후이다. 비록 판자촌일망정 제법 상권이 자리잡아갈 무렵 이번에는 6·25 전란으로 회진되었다.

그러나 이자리에 양키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재기했다.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미군 군수물자가 거래되는 장이었다.

송현동 100번지라는 속명의 윤락가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시장의 명맥이 길 수는 없었다.

교통수단과 유통구조의 발달 그리고 지방상인들의 서울 직거래 등이 오늘과 같은 침체의 늪에 빠지게 했다.

수도국산의 솔빛마을 재개발과 지하도로의 개통으로 일대가 반듯해 가고 있지만 여간해서 상황은 살아나지 않는다.

인천시의 동인천역 주변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동인천역 북광장 조성사업마저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예전 인천의 동쪽이라며 동구로 불리우던 지역-되살아날 날은 언제인가.



#시장 #중구 #중앙시장 #양키시장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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