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각한 병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02-06 08:16:27
무감각한 병
연수동의 적십자사가 위치한 언덕에 적십자요양원이 있었다. 결핵을 망국병이라 이르던 시절 많은 젊은 환자들이 요양하고 있었다.
지금은 아파트가 다닥다닥 들어서 있지만 코앞까지 바닷물이 닿았던 공기 맑은 터전에 정원도 정갈하여 요양소로는 적지였다.
문학산을 한 바퀴 돌아가는 한적한 시골길에서 노송이 인상적인 진입로로 들어서면 바로 그곳 언덕이었다.
추억에 남길 명소가 없던 시절 젊은이들은 그곳을 찾아 정원에서 사진을 찍었다.
크리스마스이면 위문품을 준비한 학생단체들이 찾기도 했었다.
적십자요양원은 1939년 개원되었다. 그해 결핵환자의 요양을 위한 의료기관으로서였다. 1950년 6·25로 잠시 휴원되었다가 1953년 다시 개원되었다.
주로 결핵환자 가료에 치중하던 중 1959년 일반 환자들이 찾아 성인병실을 증설하는 등 당시만 해도 변두리였던 지역에 의료 기여를 했다.
이후 연수지역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구시내에 소재하던 적십자사옥과 적십자병원이 이곳으로 이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결핵은 1930년대 나라 잃은 실의를 곱씹으며 신음하던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을 빼앗아갔다.
장래가 기약되는 문인이나 예술인들도 자학하면서 쓰러졌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로 시작하는 1인층 ‘나’의 주인공 이상(李箱)이 작품 속에서 처럼 날개를 달고 영원히 날아간 것도 결핵으로였다.
불온분자로 낙인찍혀 구금되었다가 풀려나 하숙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회복할 수 없게 악화되어 있을 때였다.
오늘날 의학의 발달과 생활의 향상으로 결핵은 퇴치단계이다. 그러므로 암울했던 시절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결핵을 ‘부끄러운 병’이라고도 칭한다.
그런데 그 부끄러움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무용지물의 요양소에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 지는 이미 오래 전 일이요 청소년기의 어린 학생들에게 집단발병이 증가세라는 보도이다.
즉 인천의 8개 고등학교에서 결핵이 집단발생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2005년에는 3개교, 2003년에 3개교, 2002년에 5개교였다.
증세없이 무감각한 것도 문제이지만 결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인천신문
연수동의 적십자사가 위치한 언덕에 적십자요양원이 있었다. 결핵을 망국병이라 이르던 시절 많은 젊은 환자들이 요양하고 있었다.
지금은 아파트가 다닥다닥 들어서 있지만 코앞까지 바닷물이 닿았던 공기 맑은 터전에 정원도 정갈하여 요양소로는 적지였다.
문학산을 한 바퀴 돌아가는 한적한 시골길에서 노송이 인상적인 진입로로 들어서면 바로 그곳 언덕이었다.
추억에 남길 명소가 없던 시절 젊은이들은 그곳을 찾아 정원에서 사진을 찍었다.
크리스마스이면 위문품을 준비한 학생단체들이 찾기도 했었다.
적십자요양원은 1939년 개원되었다. 그해 결핵환자의 요양을 위한 의료기관으로서였다. 1950년 6·25로 잠시 휴원되었다가 1953년 다시 개원되었다.
주로 결핵환자 가료에 치중하던 중 1959년 일반 환자들이 찾아 성인병실을 증설하는 등 당시만 해도 변두리였던 지역에 의료 기여를 했다.
이후 연수지역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구시내에 소재하던 적십자사옥과 적십자병원이 이곳으로 이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결핵은 1930년대 나라 잃은 실의를 곱씹으며 신음하던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을 빼앗아갔다.
장래가 기약되는 문인이나 예술인들도 자학하면서 쓰러졌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로 시작하는 1인층 ‘나’의 주인공 이상(李箱)이 작품 속에서 처럼 날개를 달고 영원히 날아간 것도 결핵으로였다.
불온분자로 낙인찍혀 구금되었다가 풀려나 하숙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회복할 수 없게 악화되어 있을 때였다.
오늘날 의학의 발달과 생활의 향상으로 결핵은 퇴치단계이다. 그러므로 암울했던 시절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결핵을 ‘부끄러운 병’이라고도 칭한다.
그런데 그 부끄러움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무용지물의 요양소에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 지는 이미 오래 전 일이요 청소년기의 어린 학생들에게 집단발병이 증가세라는 보도이다.
즉 인천의 8개 고등학교에서 결핵이 집단발생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2005년에는 3개교, 2003년에 3개교, 2002년에 5개교였다.
증세없이 무감각한 것도 문제이지만 결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인천신문
#결핵 #요양원 #연수구 #적십자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