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川, 米豆나라 仁川의 밤 世上
인천의관광/인천의 옛모습
2021-07-06 18:45:05
답동성당에서 내려 본 풍경 1948년 - 왼쪽 위 측후소, 왼편 가운데 내리교회, 우측 가운데 이전의 축현초등학교
仁川, 米豆나라 仁川의 밤 世上
波影生 - 파영생
米豆로 날이 밝아 米豆로 날이 점은다는 인천. 그 인천에 풋내기 米豆꾼이 쑥 빠저노아서 지금의 인천은 물이 쭉 빠젓다. 一攫千金을 꿈꾸는 얼빠진 부자 자식도 이제는 種子가 끄너질 만큼 되엿거니와 한편으로는 꾀도 생길 만큼 되여서 전문적으로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만 남은 까닭으로 여관에 묵거나 空돈 쓰는 사람이 적어진 까닭이다.
空돈 쓰는 米豆꾼이 적어지닛가 갈보집이 거의 반이나 조라들고 여관, 요리점, 기생집은 적어지지는 안엇서도 날마다 파리를 날닌다. 불 업는 火爐 가티 宿客 업는 여관 가티 엇더케 쓸쓸한지 이럴 줄 모르고 나려왓스니 探査記 쓸 나(記者)도 자칫하면 파리를 날니게 생겻다.
暗夜探査니 밤들기를 기다릴밧게......
인천의 밤은 天主敎堂의 저녁 종소리를 드러야 슬금슬금 긔여든다. 그러나 실상은 天主敎堂보다도 먼저 치는 것이 잇스니 그 건너편 마즌짝집 부처님 布敎室에서 놋 접시 가튼 것을 쨍쨍하고 채신 업는 시계 소리처럼 치는 것이다.
쨍쨍 쨍쨍 布敎所에서 접시를 두드리면 길 건너 天主敎堂에서 저녁 종을 땡그렁 땡그렁 울린다. 그러면 길가든 사람들도 『벌서 저녁일세』하고 西天을 바라보고 장긔 두든 사람들도 『벌서』 『벌서』하고 니러난다. 唯特하게 騷亂한 港口터도 이때만은 그윽히 적료한 긔운이 종소리를 따라돈다.
그러나 佛堂의 쨍쨍 소리 聖堂의 땡땡 소리를 따라 기다리고 잇섯던 듯이 活動寫眞의 聚群 音樂 소리와 요리집의 장고 소리가 요란히 니러난다.
인천이라고 꼭 그러하랄 법이야 업섯겟지만 이상하게도 그러한 집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이마를 마조대고 지내는 것은 스스로 묘하게 된 일이다. 天主堂 뾰족집(修女院)과 길 하나를 사이하고서 佛敎 布敎堂이 이마를 마조하고 잇는데 그 사이에 요리집 三成館과 활동사진 「愛館」하고 武道館道場과 요리집 日月館하고 한 자리에 모여 잇서서 天主敎 수녀들이<66> 『이 세상은 하잘 것 업는 더러운 세상이니 죽어서 천당에나 가겟다』고 祈禱를 올리고 聖歌를 놉히 부르면 그 턱 압에서 『인생 한번 늙어지면 다시 젊지는 못하리니 맘대로 쓰고 놀자』고 악을 악을 쓰고 잇고 『세속을 떠나서 蓮花臺를 가겟다고 妻子까지 떼치고 염불을 외이면 板墻하나 隔한 집에서 米國 戀愛 映畵가 조타고 라팔을 힘껏 불고 북을 깨여지라고 두들기니 세상이란 멋대로 지내는 것이란 것을 한 장에 그러노은 표본이 인천의 이 外里인 덕이다.
뱃머리에서 一錢二錢을 다투거나 마당(米豆場)에서 全家族의 생명을 걸고 노름을 하거나 아니면 한 잔 술에 손님의 눈을 속이려는 갈보판이거나 이러케 식그러운 판인 인천에서 활동사진의 聚群樂소리나 妓生雜輩의 自歎歌 아니면 세상을 피하는 무리의 염불 소리나 기도 소리만 어우러저 그야말노 狂騷曲 중에도 敗亡해가는 狂騷曲만이 갓득이나 피곤한 神經을 어지럽게 하는데
다만 한 집 天主堂, 布敎所, 활동사진 두 요리점 그 한복판에 족고맛케 드러안저서 집은 창고가티 작고 추할망정 武道館이라는 간판을 붓치고 三伏苦熱에도 쉬는 법 업시 정각 여덜시에 모여든 健兒 20명 유도복장 씩씩하게 느러서서 師範의 訓話를 듯고 나서 날마다 하는 대로 소리 놉혀 부르는 武道歌 合唱
인생의 큰 전쟁에 勇士되랴고
날낸 몸 굿센 마음 길르량으로
四海로 와서 모힌 우리의 무리
一身이 都是膽 都是義로다
주먹을 붉근쥐니 힘이 넘치고
가슴에 손을 대니 OO이 끌네
............................
............................
오오 이 소리 이 소리 이 소리뿐만이 인천에서 듯는 산 소리다. 모든 사람이 흐느적거리고 온갓 소리가 自滅에 노그라지는 것뿐인 중에 一分一時 어그러짐 업시 이 집 이 마당에 모여서 외치는 이 소리!! 이것이 全仁川의 모든 吊聲을 물니치고도 오히려-더 소사 뻐지는 소리가 아니냐.
노래가 끗나자 에잇!! 얏!! 넘게치는 소리 쓰러지고는 니러나면서 외치는 힘찬 소리. 오오 이 힘찬 소리를 들으라 이 쇠 가튼 팔뚝과 주먹을 보라. 月尾島 몃 千의 유랑객에서 엇지 구할 수 잇는 것이며 米豆場 몃 萬의 富豪에게서 엇지 볼 수 잇는 것이랴. 모든 운동이 장자고 잇고 왼갓 잡것만 난무하는 곳에서 구석구석이 모혀드는 소년들의 속삭임과 이 武道館에서 외치는 소리뿐만이 하잘 것 업는 인천의 속에서 가장 위대하게 울리는 희망의 소리이다.
별건곤 제15호
1928년 08월 01일
'인천의 옛모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인선 협궤열차 (0) | 2023.07.06 |
---|---|
1975년 홍예문의 표어 (0) | 2023.07.06 |
5대도시 어두운 밤 대탐험기 (0) | 2023.07.05 |
72년의 제물포역 (0) | 2023.07.04 |
동인천 포장마차 (0) | 2023.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