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형의 곡선미 / 정암(鄭巖)
인천의관광/인천의 옛모습
2022-05-10 01:00:53
인천지형의 곡선미 / 정암(鄭巖)
인천의 지세는 여성적이다. 광대(廣大)치 않고 세장(細長)하며 험고(險高)는 못되나 굴곡이 많은 도로가 복잡부정연연(復雜不整然)한 품이 과도기적 여성과 흡사한 데가 있다.
서편으로 뻗친 족부(足部) 항정(港町)은 경인복선을 꾀하는 인천역과 중만(中滿)무역의 야심을 가진 축항이 있는 곳이다. 발목격인 해안정(海岸町)에는 운송업 무역업자들이 종종거름을 치고 화방정(花房町) 만석정(萬石町)들 종아리에는 통통한 재벌공장들이 들여백였고 미생정 (彌生町) 중정(仲町)은 장딴지처럼 살이 핑핑한 모양이요, 산근정(山根町), 산수정(山手町) 일대는 마치 살찐 엉덩이 모양으로 문화주택이 두둑하게 솟아있다.
제하(下) 삼촌(三寸)은 본정(本町), 신정(新町), 궁정(宮町)들로서 정족형으로 모였는데 본정통 미두장의 매력은 천하 활냥이 출입하는 터이오, 인천의 진고개라는 궁정통은 인천 전체의 호기심을 모조리 모은 곳이라 전등 밝은 쇼윈도가 즐비하다. 서경정과 경정(京町)은 인천의 복부요 용강정(龍岡町), 용운정(龍雲町), 율목정(栗木町)은 흉부인 듯 유방의 비밀같은 도색미기(桃色美妓)와 붉은 심장 같은 이곳의 자원가(資源家)와 단젖을 흡취하는 상인천역이 있다.
창영정(昌榮町)은 등에 붙은 살이요 금곡정(金谷町)은 허구리, 송현(松峴), 송림(松林), 화평(花平)의 삼정은 꽁무니 뼈다귀다. 화수정(花水町)은 분(糞)문 근처같이 인천의 가장 없지 못할 근로자 부락이면서 괄시받는 벽지다. 류정(柳町)은 정미공장이 있어서 치(齒)라고나 할까. 부도정(數島町)은 아무래도 침 생키는 걸귀(方鬼)의 집단이 있으니 식도라고 할 밖에 도산정(桃山町)은 가냘픈 어깨쯤 되고 화정(花町)은 긴 팔이요, 대화정(大和町)은 모가지고, 학익정(鶴翼町)은 턱, 누정(樓町)은 뺨, 일출정(日出町)은 이마, 송도정(松島町)은 눈, 주안정(朱安町)은 입이다.
인천이란 도회의 피복은 항정(港町)이란 발로 궤여 입고 영양(榮養)은 반듯이 주안정을 넘어 들어오지만 아직도 콧구멍이 없으니 신선한 공기는 어디로 호흡할까? 왼 정신을 담은 머리통이 없으니 그것도 큰 걱정이다. 그러나 작금의 인천도로는 아스팔트로 신장(新裝)해지고 하수와 진애(塵埃)처분이 잘되는 등 부정(府政)과 위생 당국에게 십만부민을 대표하여 감사를드리고 싶다.
(월미, 창간호(백미사 ; 인천), 1937.1.)
# 강점기 시대 인천의 동별 표기명
만석정 萬石町 (만석동)
송판정 松坂町 (송월동)
화방정 花房町 (북성동)
산근정 山根町 (전동)
산수정 山手町 (송학동)
지나정 支那町 (선린동)
중정 仲町 (관동)
본정 本町 (중앙동)
해안정 海岸町 (해안동)
내리 內里 (내동)
용강정 龍岡町 (인현동)
용리 龍里 (용동)
신정 新町 (신포동)
사정 寺町 (답동)
궁정 宮町 (신생동)
빈정 浜町 (사동)
항정 港町 (항동)
송림리 松林里 (송림동)
금곡리 金谷里 (금곡동)
외리 外里 (경동)
율목리 栗木里 (율목동)
류정 柳町 (유동)
화정 花町 (신흥동)
도산정 桃山町 (도원동)
부도정 敷島町 (선화동)
주안 朱安 (주안동)
장의리 長意里 (숭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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