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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관광,가볼만한곳

'동고동락' 부부 독립운동가 104쌍의 이야기

by 형과니 2023. 9. 26.

간도 사진관 ‘기억의 기록전’

‘간도’는 원래 한민족이 집단 거주한 땅을 일컫는 지명이다. 일제가 한반도를 병탄하면서 민족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교육자들이 건너가 잇따라 학교를 설립한 곳이 바로 간도다. 시인 윤동주의 외숙부인 규암(圭巖) 김약연 선생도 그중 한 분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인천관동갤러리(관장도다 이쿠코)에서 열리는 간도 사진관 ‘기억의 기록전’에 가서 보고 알게 되었다.


▲ 기억과 재생의 전시 공간 ‘인천관동갤러리’ 입구

해방 전후, 1960~1980년대 사진기가 흔하지 않았던 시절, 사람들은 사진관을 찾아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사들은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합성, 채색, 배경 그림, 패널 등 다양한 방법을 구사해 촬영했다. 전시된 사진들은 1950~1960년대 사회주의 혁명 시기의 것들이다.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용맹하고 혁명적인 사진들이 인기가 높았던 듯하다. 그런 옛 기념사진은 그 당시 시대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한중수교 이전 재중동포의 삶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지만, 수교 이후에도 색안경으로 그들을 바라보기도 하지 않았을까?


▲ 강의 중인 류은규 사진작가

지난 1일부터 사진 전시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16일 15시부터는 특강이 마련되어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하나는 여성 독립운동가를 찾아 글을 쓰는 작가 이윤옥 강사의 ‘서간도에서에서 활약한 여성 독립운동가를 아시나요?’와 사진작가 류은규 강사의 ‘옛 사진과의 만남으로 이어진 간도 사진관 작업’이란 제목의 뜻깊은 강연이었다.


▲ 관동갤러리 2층 전시 중에서

류은규 사진작가와 아내 도다 이쿠코(관동갤러리 관장), 부부가 함께 사진전을 준비하느라 꽤 바빴을 텐데, 곁에서 보면 항상 여유 있고 뿌듯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것이 바로 동고동락이라는 것이 아닐까?

이번 특강을 한 이윤옥 강사의 주제는 그의 책 <동고동락, 부부독립운동가 104쌍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 특강이 끝나고 이윤옥 강사를 잠시 만나 이번 특강과 이 책에 관한 대담을 했다.


▲ 유일한 생존 여성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이야기를 하는 이윤옥 강사

Q. 이번 특강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현재 인천 관동갤러리(10월 1일까지)에서 류은규 사진가와 도다 이쿠코 작가가 쓴 《기억의 기록》(토향 출판) 책을 토대로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간도 지역의 사진에 대한 설명’과 ‘간도지역에서 활약한 여성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시민에게 들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와서 특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Q. 특강에서도 소개한 <동고동락 부부 독립운동가 104쌍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어려움이나 보람이 있다면?

어려웠던 점은 이들 독립운동가가 각각 부부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주어야 할 국가보훈부 공훈전자록에는 광복군 부부인 김학규·오광심 지사는 부부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같은 광복군 부부인 정영순·이서룡 지사는 부부라는 표기가 없습니다. 부부 독립운동가로 활약했으면서도 부부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작업에 긴 시간이 걸린 것이지요.

보람 있는 점은, 국난(일제 침략기)의 시기에 부부가 일심동체로 동고동락하면서 조국 광복을 위해 활약했음에도 이들의 삶이 조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가 미력이나마 이분들을 밝은 해 아래로 이름 석 자를 불러 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 동고동락 부부 독립운동가 104쌍의 이야기’ 이윤옥 지음

Q. 이번 '관동갤러리'에서 한 특강의 소감 등이 있다면?

여성 독립운동가 강연을 종종 다니지만 이번에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이뤄진 강연은 두 가지 점에서 매우 뜻깊었습니다. 하나는 간도지역(만주)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강연장소인 관동갤러리에서 당시의 생생한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더불어 류은규 사진작가의 간도 지역의 사진 설명이 있어서 금상첨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는 근대 개항장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 그런지 인천시민께서 다른 지역보다 높은 역사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또는 참여자나 시민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앞으로 역사의 조명에서 비켜있었던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 주시고, 인천지역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알릴 기회를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 사진 좌측부터 이윤옥 강사, 도다 이쿠코 관장, 류은규 사진작가

■ 이윤옥 강사 약력
문학박사. <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세계문인협회정회원. 지은 책으로는 친일문학인 풍자시집 <사쿠라불나방>, 시와 역사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 열전 <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인물로 보는 여성 독립운동사>, <여성 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46인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찾아서>, <경기의 얼,여성 독립운동가 40인의 삶>, <여성독립운동가 100분을 위한 헌시>, 한·중·일어로 된 시화집 <나는 여성 독립운동가다>, <동고동락 부부 독립운동가 104쌍의 이야기> 등 여성 독립운동 관련 저서 외 일본 관련 저서 다수.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는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국립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

■ 간도 사진관 ‘기억의 기록전’
○ 일 정 : 9월 1일(금)~10월 1일(일) 10:00~18:00 (금·토요일만 개관, 추석 당일은 휴관)
○ 장 소 : 기억과 재생의 전시 공간 ‘인천관동갤러리’
○ 문 의 : 032-766-8660
○ 주 소 : 인천시 중구 신포로31번길 38

글·사진 야마다 다카코 i-View 기자, ragoyan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