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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손돌이 추위

by 형과니 2023. 3. 20.

손돌이 추위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2-19 04:49:39

 

손돌이 추위

 

오늘은 음력으로 1020일 손돌이 죽은 날이다. 예전에는 이날이면 으레 추위가 있다고 했다. 그것을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원한이 바람이 되어 추위를 몰고 온다고 해서 손돌풍이라 하고 손돌이 추위라고도 했다. 그리고 손돌풍이 불때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일을 삼갔다고 한다.

 

손돌이 추위에 대해서는 이런 우스운 이야기도 있다. 음력 1020일이 아버지 제삿날인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날마다 몹시 추웠다. 마음속으로 손돌이를 생각하고 그놈이 죽은 날은 언제나 이렇게 춥다고 푸념하자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네 아버지도 그놈이냐고 했다. 그래서 이날 제사가 있는 사람에게 그놈 죽은 날이라며 놀리게 되었다.

 

손돌이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옛날 고려때 어느 임금이 배에 실려 난을 피하는데 손돌이라는 사공이 노를 젓게 되었다. 배가 한 모통이를 지날때 갑자기 암초로 급류가 심하고 앞길도 막혀 있었다. 임금은 사공이 흉계를 품고 있는 것이라 의심 처형을 명할때 손돌이 물에 바가지를 띄우면서 이것을 따라 가면 뱃길이 트이리라 충언하고 죽음을 당했다.

 

임금은 무사히 난을 면한 후 잘못을 뉘우치고 손돌을 건너편 언덕에 묻고 사당을 지어주었다. 지금 그 위치가 강화군 용두돈대와 김포시 덕포진 사이의 협소한 해협이며 그때부터 그 여울을 손돌목이라 칭한다. 지금도 대곳면 덕포진의 손돌목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서향으로 손돌의 묘소가 있으며 해마다 손돌공 추모제가 치러진다.

 

그러나 학자들에 의하면 손돌이 실제의 인물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근거할만한 기록이 없으며 고려조 어느 왕이었던지도 확실치 않은 전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고려조의 난으로 강화도에 파천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몽고난때의 고종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

 

과연 손돌이 원혼 때문에 추운 것일까. 이 무렵이면 대륙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시기이다. 마침 내일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소설이다. 겨울 준비를 서둘러야 할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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