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드림파크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2-24 09:01:33
쓰레기 묻혔다 얕보지 마라 초록의 꿈 떠받치고 있으니
살아숨쉬는인천여행 시리즈 - 16.수도권매립지 드림파크
상전벽해(桑田碧海). 인천·경기·서울의 쓰레기가 몽땅 모이는 곳. 수도권매립지(이하 매립지)의 지금 모습은 '상전벽해'란 말 이외는 달리 표현할 마땅한 단어가 없다. 역한 냄새는 온데간데없이 증발했고 폐기물은 야생화로 피어났다. 602만 평의 매립지. 과연 '드림파크'의 '드림'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매립지에 들어서자 트럭이 스쳐지나간다. 청소차량들이다. 색깔은 하나같이 선명한 녹색으로 빛나고 있다. 흙을 잔뜩 뒤집어 쓴 채 덜컹거리던 수 년 전의 모습과는 천양지차다.
흙먼지가 수북하던 도로 역시 고속도로가 울고 갈 정도로 매끈해졌다. 격세지감은 인생만이 아니라 땅에서도 느껴지는 법인가 보다. 도로를 따라, 2000년 매립을 끝낸 1공구로 향한다.
야트막한 산에선 묘목들만이 자라고 있지만 산책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어여쁜 산이다. 90년대 중·후반만 해도 이 곳은 음식쓰레기와 잡쓰레기가 뒤섞여 1분간 숨쉬기가 어려웠던 곳이다. 다시 차에 올라 핸들을 남측으로 돌린다. 양묘온실 쪽이다. 왼 편으로 경인운하가 놓여질 굴포천방수로가 눈에 들어온다.
매립가스 관리센터, 침출수 처리장을 지나자 자그마한 연못을 중심으로 비닐하우스 여러 동이 둘러싸인 곳이 점점 크게 다가온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니 촉촉한 온기가 훅 얼굴에 끼쳐온다. 로즈마리, 스피아민트, 구페아… 온실 안에는 어린아이 같은 식물들이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연둣빛 이파리로 봄을 준비 중이다.
새끼손톱 보다도 작은 미모사 잎을 살짝 건드리니 수줍은 산골소녀처럼 잎을 접는다. 머잖아 봄이 오면, 이 작디작은 꽃들은 희망의 씨가 되어 매립지 전체로 퍼질 것이다. 온실에선 매년 100만 본의 초화류가 피어난다. 이제 매립지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야생화단지로 접어든다.
26만 평의 야생화단지는 연탄재가 뭍혀있는 곳이다. 문득 시인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가 눈 앞에 어른거린다. 그는 읊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재의 온기를 받아서인가. 중원처럼 뻗은 야생화단지는 소풍이나 산책코스로 부족함이 없다. 어느 신혼부부는 이 곳에서 웨딩촬영을 했을 정도라니. 봄이면 이 곳은 광활한 꽃세상으로 변한다. 걷다보면 간간이 마주치는 갈대숲은 제주도 한라산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봄에 다시 오마, 다짐하고 푸른잔디가 눈부신 주민체육공원에 도착했다. 평일 한낮인데도 시끌벅적한 함성과 건각들이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장미가 피어나듯이, 매립지는 이제 환경생태공원으로 부활하고 있다.
/글·사진=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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