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미도 등대 불빛 100년
인천의관광/인천의섬
2007-03-13 09:29:11
팔미도 등대 불빛 100년
'천년의 빛' 비추리라 ,
>100년 세월 인천앞바다를 비춘 팔미도 등대
6월 1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가 등불을 밝힌 지 꼭 100년이 된 날이다.
팔미도는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 산 372로 인천에서 바닷길로 13㎞ 정도 떨어진 섬이다.
면적 2만3천 평에 해안선 길이가 1.4㎞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으로
2~ 3백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와 무궁화가 섬 전체를 덮고 있다.
구한말 탁지부 산하의 해관등대국은 1902년에 팔미도 등대를 설치하기 시작해 1년 후에 최초의 불을 밝힌다.
해발 71m 섬 꼭대기에 세워진 높이 7.9m 짜리 이 등대는 처음엔 90촉광 짜리 석유등을 사용했다.
당시에 어부들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꼭대기에서 밤새 깜박거리는 이 불빛을 도깨비불이라고 생각했다.
팔미도 등대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불을 밝히며 우리나라 격동기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보았다.
일제가 한반도를 집어삼키는데 결정적인 디딤돌이 됐던
러일전쟁이 1904년 2월 8일 팔미도 앞바다에서 발발했다.
6·25 당시에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길잡이 역할을 했다.
50년 8월, 비밀부대 KLO(미 극동사령부 주한연락처) 대원들에게
팔미도 등대를 탈환하라는 극비명령이 하달되자 목숨을 걸고 등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인천상륙작전 D데이인 9월 15일 새벽 2시 20분 드디어 팔미도 등대에 불이 환히 밝혀졌다.
이 등대불은 작전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금도 등대 옆에는 KLO 8240부대의 6·25 참전을 기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이제 100년의 세월을 보낸 팔미도 등대는 위성항법 위치정보송출장치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바닷길의 길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변신 중이다.
등탑과 전망대를 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높이 31m의 새로운 등대가 세워지며
100주년 기념 조형물인 ‘천년의 빛’도 건립될 예정이다.
[굿모닝 인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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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팔미도 등대' 100돌
日帝강요로 1903년 6월1일 국내선 처음 불 밝혀
6·25 인천상륙때 켈로부대가 등대 밝혀 함대 이끌어
인천 앞바다 팔미도 등대가 1일로 100살 생일을 맞았다.
지난 1903년 6월1일부터 불을 밝히기 시작한 높이 7.9m 지름 2m 크기의 이 등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세워진 국내 등대의 효시(嚆矢).
그러나 그 출발은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삼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우리 정부에 계속 압력을 넣은데서 시작됐다.
일제는 서울의 관문인 인천항에 침략의 거점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우선 배가 오가는데 꼭 필요한 등대를 만들도록 강요했던 것이다.
당시 일제는 인천항이 개항되던 해 우리 정부와 체결한 ‘통상장정(通商章程)’에
“조선 정부는 통상 이후 각 항(各港)을 수리하고 등대와 초표(礁標)를 설치한다”고
한 조항을 들어 등대를 건설토록 했다.
조선 정부는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었지만 결국 강요를 못 이겨
1902년 인천에 해관등대국(海關燈臺局)을 설치하고 팔미도에 등대를 짓기 시작해
이듬해 6월 완공했다.
그 뒤로 한참이 지난 6·25동란 당시 이 등대는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맡게 된다.
인천 앞바다의 밀물과 썰물 때 수심 차이가 워낙 커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보았던
이 작전에서 팔미도 등대는 10만의 병력과 함대가 인천에 상륙할 수 있도록 바닷길을 이끌었던 것이다.
당시 이 등대에 불을 밝혀 유엔군을 이끈 것은 영흥도 일대를 중심으로
각종 첩보 활동을 벌였던 한국인 켈로(KLO) 부대원들이었다.
켈로부대는 「미 극동사령부 한국 연락사무소(Korea Liasion Office)」를 말하는 것으로
1948년 미국이 북한측의 정보 수집 등을 위해 만든 특수부대다.
이들은 1950년 9월14일 밤 12시 정각에 이곳의 등대를 밝히라는 유엔군 사령부의 명령에 따라
한국인 3명과 미국인 3명 등 모두 6명의 부대원을 보내 등대에 불을 밝혔고,
이 불빛을 따라 유엔군 함대가 다음날 새벽 상륙작전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때문에 지금도 팔미도에는 켈로 부대원들의 활약을 기리는 기념비가 서 있다.
팔미도 등대는 이처럼 우리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어
지난해 2월 인천지방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또 인천 해양수산청에서는 지난해부터 이 등대 옆에 높이 31m의 새 등대를 짓고 있으며,
내년 2월 기념조형물 ‘천년의 빛’과 함께 준공할 계획이다.
‘천년의 빛’은 팔미도 등대 1백 주년 기념 조형물 현상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으로
100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크고 작은 100개의 강판이 하늘을 향해 빛을 발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한편 인천시와 해양수산청은 앞으로 전망대 등의 시설을 만들어
아직은 일반인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이곳을 관광지로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재용기자jy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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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 밝힌 100년, 팔미도등대는 지금......[컬쳐&라이프]
검푸른 밤 바다는 심해만큼 깊은 침묵의 세상이다. 뱃전에 와 닿는 물소리만이 밤의 적막을 깨고 처연히 속삭인다.
배는 하염없이 밤의 수평선을 넘어간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희미한 빛 줄기 하나….
그 곳으로 노를 저어, 저어 가자. 날이 희붐하게 밝아온다. 어느덧, 아침 햇살 머금는 검붉은 어부의 얼굴.
‘팔미도등대’가 이번 달로 꼭 100살을 먹었다. 1903년, 90촉광짜리 석유등으로 칠흑같은 밤바닷길을
밝혀준 ‘도깨비불’은 2003년 ‘위성항법 위치정보송출장치’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등대는 그러나 100년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물과 어둠만이 가득한 밤바다의 환한 이정표로 오롯이 서 있다.
2003년 6월의 팔미도등대를 찾아가 봤다.
지난 26일 오전 8시50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의 표지작업선인 ‘인천951호’ 배에 올랐다.
팔미도로 가는 일반 여객선은 없으므로 부득불 951호 작업시간에 맞춰 배를 얻어타야 했다.
연안부두에서 팔미도까지는 바닷길로 13㎞. 최순종 선장은 팔미도까지 쉬지 않고 가면 40분정도 걸린다고 했지만
951호는 10, 8, 6, 4, 2호 ‘등부표’를 점검하고 갔으므로 팔미도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쯤 이었다.
“뭐 볼 게 있다고 왔어요.” 선착장이라고도 할 수 없는 해변에 닿은 기자를 마중 나온
팔미도항로표지관리소 허근(59) 소장은 퉁명스럽게 응대한다.
허소장은 그러면서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팔미도는 면적 2만3천평에 해안선 길이가 겨우 1.4㎞인 ‘아기섬’이다.
허소장을 따라 해발 71m의 섬꼭대기에 이르니 하얗고 통통해 보이는 원통형 건축물이 말없이 서 있다.
팔미도등대의 상징 ‘등탑’이다. 이 등탑은 1903년 석유 백열등으로 초점등을 한 뒤
1954년 발동발전기를 가동하면서 전기등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팔미도 등대에선 무신호기도 설치·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어, 1963년엔 무선표지국을 세웠고 1984년 등명기 회전장치를 개량했으며 1991년엔 태양광발전장치를 설치했다.
따라서 과거 ‘등대=등탑’이었지만 지금 ‘등대’라 하면 등탑과 함께 무신호기계 위성항법송출장치 등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으로 봐야 한다.
허소장 말로는 등탑의 높이가 7.9m라고 했지만 눈대중으로는 5m정도 밖에 돼 보이지 않았다.
등탑은 지금도 일몰부터 일출까지 40초 동안 360도 회전을 하며 세 차례 섬광을 발사한다.
안개가 끼거나 폭풍우 등이 일면 취명, 정명 등 무신호가 울려 퍼진다.
날씨가 고르지 않으면 불빛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참 얘기를 나누던 허소장이 사무실 건물로 들어간다. “둘, 열 넷, 제로….” 전화를 든 그가 어디론가 숫자를 암호처럼 불러준다.
팔미도 인근 바다의 기상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풍향, 풍속, 전운량, 기온, 오늘 강수량,
어제 강수량, 현재일기, 기압 등 허소장은 하루 다섯 차례에 걸쳐 기상·해양관측정보를 전달한다.
“지금은 기상대 위탁업무가 주가 돼 버렸어요.” 허소장은 뱃길을 잡아주던
등대의 역할이 점차 기상관측소 성격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등탑 뒤로 보이는 철골건축물은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현재 현대적 조형미와 첨단 항로표지 기술을 갖춘 대형등대를 건축 중이다.
전망대와 등탑을 갖춘 높이 31m, 지하1층, 지상4층의 현대식 건물은 올해 완공된다.
새 등대는 위성항법 위치정보송출장치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기상관측과 연안정지 해양관측의 업무를 꾸려갈 예정이다.
팔미도 앞바다에서 발발한 러·일전쟁, 한국전쟁 당시 팔미도등대 탈환작전 등
격동의 현대사를 말 없이 지켜 본 팔미도 등탑. 그 작고 하얀 등탑은 이제 불꽃처럼 타오른 한 세기를 접고,
문화재의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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