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8미 바지락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16 04:06:45
화성8미 바지락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한 작은 식당이 있다. 주 메뉴라야 돌솥밥에 상추쌈인데 요즘 알게 모르게 손님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쌈장이 여느 쌈밥집처럼 된장이 아니라 바지락을 넣어 볶은 고추장이라는데 묘미가 있다. 바지락 특유의 배틀하고 감칠맛 나는 맛이 손님을 끌어들이게 한다. 값도 비교적 저렴하다.
바지락은 민물이 섞이는 갯벌 모래밭에서 나는 조개이다. 지구상의 바지락 종류는 56종에 달하는데 그중 우리나라산이 22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전 해안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서해안에서 양식이 성하고 그 역사는 무려 10세기초부터 였다고 한다. 썰물때를 이용 부녀자들이 채취한다.
한창 바지락이 잘 나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호미로 캐지않고 갯골에 굵은 채를 걸고 삽으로 모래를 퍼 흐르는 물에 흘리면 모래는 흘러가고 바지락만 걸러졌다. 이것을 가마니에 퍼담아 황소로 져날랐다. 지금 영종도 공항의 활주로가 깔린 위치가 예전에 바지락을 잡던 그런 곳이었다.
이렇게 잡아들인 바지락은 아낙들이 밤새도록 작은 칼로 깠다. 그것을 초롱에 담아 아침에 인천으로 실어 내가고 일부는 젓갈을 담기도 했다. 그리고 갯마을 어린 것들의 주전부리도 삶은 바지락이었다. 껍질채 삶은 것을 장난삼아 입을 벌려 훑어 먹거나 삶아 말린 것을 한웅큼씩 입에 넣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미처 까지 못한 것은 아예 돌절구에 빻아 소금에 절였다가 가을철 김장때 젓국으로 사용했다.
지금은 바지락의 새로운 효능이 특히 애주가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바지락은 스테미너식일 뿐 아니라 그것을 삶은 엑기스가 주독을 풀어주고 간장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간장 질환을 앓는 환자가 바지락 삶은 물을 진하게 졸여 장복했더니 회복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술국으로 조개탕이 좋다는 설은 확실히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17일 화성시 궁평리 서해안에서 바지락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낙조로 이름난 이곳 바닷가는 썰물때면 갯벌이 3∼4㎞나 전개되는 곳이다. 특히 바지락은 화성8미중 하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