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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맛있고 단 인천배

by 형과니 2023. 3. 30.

맛있고 단 인천배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16 04:02:21

 

맛있고 단 인천배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고 말한 스피노자를 대단한 듯 입에 올리면서 그에 못지않은 우리의 선인을 간과한다. 조선조 영조때 영의정을 지낸 정호가 바로 그분이다.

 

 그가 늙어 벼슬을 놓고 고향 충주에 내려가 과수를 가꾸고 있을때 도승지 이형좌가 찾아왔다. 마침 그분은 배나무에 접을 붙이고 있었다. 이승지가 궁금한 듯 물었다. “공의 연세가 이미 80이신데 언제 열매를 얻으시려고 접을 붙이십니까”. 그런데도 노인은 잠자코 일만 했다.

 

 훗날 이형좌가 충청감사가 되어 그의 집을 찾았다. 정노인이 대접 하느라 배를 깎아 내왔다. 배맛이 하도 좋아 어디서 난 것이냐고 감사가 묻자 노인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이게 바로 자네가 옛날 걱정하던 접 붙인 나무의 열매일세. 자네는 내가 죽으리라 걱정했지만 나는 이렇게 살아서 몇해전부터 배맛을 볼 수 있다네

 

 우리나라의 배는 대개 서양 것 중국 것 일본 것 등 세종류가 있다고 한다. 서양배는 소아시아에서 야생하던 것을 개량해낸 것이다. 중국 것은 중국의 동북지방 즉 생육기간에 비가 적게 오는 곳에서 잘된다. 일본배는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중국의 남부 비가 많이 오는 곳에서 잘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봉산과 나주산이 유명했으나 지금은 평택 안성 남양주 등이 꼽힌다.

 

 예전 인천 근교에도 배나무밭이 많았다. 지금의 제물포역전-그러니까 남구청입구 사거리에서 숭의초등학교에 이르는 길은 이를테면 과수원길이요 양켠이 모두 배밭이었다. 박문사거리에서 도화동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언저리와 도화오거리에도 배밭이었다. 이것들은 1897년 이후 일인들이 재배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남동구의 도림 수산동으로 물러나 있다.

 

 달고 맛있는 인천배를 맛보세요”-지난해에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들었던 인천배가 올해에는 생산량이 오르고 당도도 높다고 한다. 일조량이 풍부한데다 태풍의 피해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되었던 한해 농사에 가을 넉넉함의 보상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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