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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성매매(性賣買) 

by 형과니 2023. 4. 11.

성매매(性賣買)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6-26 16:01:40

 

미추홀 - 성매매(性賣買)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성 매매의 역사는 오래다. 인류사와 괘를 같이한다. 조선 태조 때(1396)에도 말썽이었다. 하루는 세자가 서연(書筵)에서 강()을 마치자 여러 강관(講官)이 모두 나갔는데, 함부림(咸傅霖)이 들어와 세자에게 직간을 했다.

 

"들은 바를 고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한 것입니다." 세자가 대답했다. "할 말을 다 하시오". 함부림이 말했다. "창기(娼妓)가 궁중에 출입한다는데 참말이옵니까?". 세자는 무안한 얼굴로, "다시는 가까이 하지 않겠소"라고 했다.

 

궁궐에까지 무시로 드나들 정도로 창기의 폐해가 컸던 것이다. 그 후 왕위에 오른 태종은 보다 못해 창기를 모두 없애라고 명했다. 신하들도 덩달아 창기를 없애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끝내 혁파하지는 못하고 말았다.

 

우여곡절 속에 창기는 조선말까지 존속했다. 그러나 개항 후 일녀(日女)들이 몰려들자 빛이 바래 옛날처럼 기를 쓰지 못했고, 결국 1902년 인천의 '부도루(敷島樓)' 같은 일본식 사창굴인 '유곽(遊廓)'에 흡수되는 운명을 맞았다.

 

그 면면한 줄기가 남아 최근까지 이런저런 형태로 실재했던 것이 성매매업이었는데, 정부가 얼마 전 뿌리를 뽑겠다며 칼을 빼들어 모두 주목했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느 권력도 해낸 적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 마침내 학익동 특정 지역을 없앴고, 전국적으로 소문난 속칭 '엘로우 하우스'도 폐쇄하겠다고 공언했다. 성매매업이 공식적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절대 권력인 왕도 못 푼 난제를 해결한 사례다. 그러나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불야성을 이룬 또다른 홍등가(紅燈街)의 웃음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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