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현육각 김석숭 보유자
仁川愛/인천의 인물
2007-07-12 22:33:37
서민의 애환 담은 대중음악 ‘삼현육각’
“소리가 좋아 시작했지만 사명감 크고, 해외에 알리고파”
<인천의 맥(脈)을 잇는 사람들③ - 삼현육각 김석숭 보유자>
인천 남동구 만수동 모래내시장 부근에 마련된 전수관에는 마침 장구를 배우려는 교육생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중년의 나이가 됐을 이들은 선생의 지시와 시범에 따라 연주법과 가락을 하나하나 익히고 있었다. 이날 40여명의 교육생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가락을 익힌 곳은 인천시지정무형문화재 제1호 ‘삼현육각’ 보유자 김석숭(61) 선생이 운영하는 교육공간.
김석숭 선생의 삼현육각은 인천과 경기권에서 유일하게 남은 삼현육각으로 중요한 전통 문화예술이자 인천에서 책임지고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가락이다. 이 때문에 사비를 털고 무료강습도 마다 않으며 전수관을 운영하는 그다.
삼현육각(三鉉六角)은 한국 정통 음악의 하나다. 속칭 새민육각이라고도 불리는 삼현육각은 삼현(대금, 목피리, 해금)과 곁피리, 장구, 북 등으로 편성돼 거상풍류(擧床風流)라 하여 연향(宴享)의 부대음악, 무용반주용 음악으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삼현육각은 조선시대 궁중무용과 행악, 지방관아의 연회, 높은 관리나 귀인의 행차, 향교의 제향 및 각 지방에서 신에게 제사 지낼 때 두루 쓰이던 악기편성이다. 연주 악곡으로는 대영산, 중영산, 도드리, 염불, 길타령, 길군악 등이 있다. 이러한 기능 때문에 경기, 호남, 해서, 영남 등 지역에 따른 음악적 특징, 악곡 구성에 다소 차이가 있다.
경기권 삼현육각은 전수과정에서 피리나 대금, 해금의 경우 보유자가 후계자 없이 타계하는 바람에 완전한 계승이 어려웠다. 하지만 김 보유자는 최근 빠진 부분을 복원, 부족하나마 원형을 재현하는 바탕을 마련했다.
지난 1987년에 전수장학생으로 입문해 보유자가 된 그는 “삼현육각은 대감놀이로 대표되는 궁중음악과 달리 작두타기 등 서민의 애완을 담은 대중음악으로 발전해왔다.”면서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고 전수생들의 긍지도 높여야 하는 등 힘들지만 열심히 기량을 키워 해외에 까지 삼현육각을 알리고 싶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부친이 서울서 활동했던 소리꾼이었던 그는 소리가 그냥 좋아 소리를 배웠다. 처음엔 소리로 시작했다가 장단이 필요해져 소리꾼이라면 당연히 찾기 마련인 연주 스승을 찾았다. 장구의 명인으로 1985년 10월 작고한 이영만 선생으로부터 사사한 그는 지방문화재를 육성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지난해 1월 비로소 삼현육각 보유자로 인정됐다.
항상 최고의 실력을 닦아야 한다는 그의 신념과 관객(일반 대중)과의 거리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김 보유자는 일상적인 공연무대를 연출한다. 지방공연이나 교육생들과 떠나는 나들이 등 모든 시간과 장소가 수시로 공연의 기회가 된다. 오고 가는 차안, 한적한 공터, 행사가 끝난 무대는 김 보유자에 의해 편을 나눠 시합겸 연습의 자리가 된다.
“우리는 이를 야외수업이라고 부르는데 그러고 나면 실력이 금새 향상되고 재미와 보람도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앉으나 서나 기량을 키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삼현육각을 알리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 같은 열정으로 삼현육각을 전수하는 그에게 100여명의 제자가 따르고 있고 20여명의 정예 교육생이 눈에 띈다. 이들이 삼현육각의 주류를 이어갈 사람들이 될 것이다.
그의 현장전수교육은 멈추지 않는다. 구월초등학교와 인수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무형문화재 전수교육을 하고 있으며 부천시 소재 노인학교에도 수요일과 목요일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전통가락을 신명나는 현대음악으로 바꿔 가르치는 기술은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삼현육각 전수관에서는 오전반, 오후반, 저녁 직장인반, 월요일 저녁 무료강습반을 운영하고 있다. 장구 반주장단(동요, 민요, 찬송가, 찬불가)과 굿장단을 배울 수 있고 경기민요, 고전무용도 가르친다. 교육생들은 스승과 함께 정기적으로 양로원, 요양원, 장애인복지시설 등을 찾아 흥겨운 무대를 통해 봉사하고 있다.
■ 삼현육각 전수관 : 465-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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