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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안동포를 돌려달라

by 형과니 2023. 4. 15.

안동포를 돌려달라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09-06 04:28:02


안동포를 돌려달라


예전에 김포읍에서도 조개나 게를 잡으러 다녔다.

날이 밝기 전 새벽에 서둘러 떠났다가 어두워서 돌아왔다. 김포읍에 바닷가가 있었을까.

쉽게 이해되지 않겠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서쪽으로 불노리 오늘의 검단사거리 등 20여리를 걸으면 그곳에 바닷가가 있었다.

검단면 왕길리 안동포구였다. 그러나 지금 그곳에 포구도 바닷가도 없다. 멀리 방조제가 놓이고 거기까지 바다가 물러났기 때문이다.

처럼 지금 안동포는 바다 매립으로 어촌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있다.

그러나 안동포는 김포군 제일의 어항이며 전진 포구였다.

그런 만큼 그곳을 ‘부성(富盛)개’라 했는데 부자로 성하게 사는 갯마을이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그곳을 안동포 혹은 안동개라 부르게 된 것은 조선조 중엽부터 그곳에 안동 권씨가 많이 거주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창 어촌으로 성했던 시절 조기철에는 중선으로 연평에 출어 만선으로 귀항했으며 민어철에는 어린아이 키만한 민어를 잡아 오기도 했다고 한다.

으레 포구에 있게 되는 제를 지내던 당산도 있었다. 출어때면 이곳에서 풍어제를 지내고 용신굿 뱃고사도 했다.

포구앞 갯벌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활하여 굴 조개 방게 따위의 어패류가 풍부 인근에서 망태들고 몰려 왔었다고 한다.

김포읍에서 새벽에 조개잡이 떠난 곳이 바로 이곳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옛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서해안 간척사업으로 포구가 사라지더니 이곳에까지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제재공장들이 입주하여 소음과 분진은 물론 교통체증을 일으킨다.

특히 포구 전면에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이 조성되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안동포 마을이 환경피해 영향권에서 제외되자 주민들이 항의 릴레이식 단식 농성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피해 영향권에서 제외되었다면 오히려 기뻐할 일일 수도 있다.

환경피해가 없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겠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반발이 있다는 것은 그간에 피해를 겪어왔다는 의사표시요 나아가 예전의 안동포를 돌려 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곧 눈 앞에 있는 쓰레기장이 증좌가 아닌가.


#포구 #검단 #안동포구 #쓰레기매립장 #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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