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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천자도진지지

by 형과니 2023. 4. 16.

천자도진지지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10-11 20:54:48


천자도진지지


<외국 특히 한자권 나라의 고유명사를 우리식으로 칭해야 할지, 현지의 발음대로 불러야 할지는 미루고 일단은 우리가 부르는대로 따르겠다.>


명나라의 태조 주원장은 여러명의 비에게서 많은 왕자를 얻었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당연히 첫째 아들을 후계로 하고 나머지 왕자들은 분봉왕으로 변방에 내보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황태자가 요절 어린 손자가 황세손이 되었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북경에 가 있던 연왕이 한을 품었다. 태조가 죽고 갓 스물의 황세손이 등극 건문제라 했다. 마침내 연왕이 거병 남정에 나섰다. 그때의 수도가 오늘의 남경(南京)이었던 것이다.


혼란 중에 황후는 불속에 몸을 던져 자결했고 황제는 행불자가 되었다. 훗날 시신을 찾아 장례를 치러주었다는데, 일설에는 성이 함락되자 어린 황제가 탈출해 강남지방을 방황했다고 전한다. 조카를 쫓아낸 연왕은 3대 황위에 올라 영락제가 되었다. 그의 모후가 조선 여인이었다는 설이 있으니 역사의 아이러니인 셈이다. 그런데 연왕이 남진할 때 떠난 나루터가 오늘의 천진이다. 천진(天津)이란 ‘천자도진지지(天子渡津之地)’의 약자요, ‘천자가 나루를 건넌 곳’이라는 뜻이다. 황제가 된 연왕은 북경으로 천도해 천진을 남으로 향하는 창구로 개발했다. 그리고 천진위를 설치해 성을 수축했다.


지금 천진은 우리 인천시와 자매지간이다. 피차간에 국제결연을 한 사이이다. 더욱이 양시는 여러가지 여건이 비슷한 점이 있어 더욱 친근하게 한다. 우선 양시는 수도의 관문인 외항이라는 점이다. 인천시의 시화가 장미인데 그곳도 장미이다. 인천의 자매시인 미국의 필라델피아는 천진과도 결연을 하고 있다. 광활한 공업단지는 인천남동공단처럼 염전을 매립해 조성하였다.


그러나 인천이 유의해야 할 점은 천진시가 우리 인천처럼 수도권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서울의 위성도시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독창적인 문화 예술을 향유하며 경제와 금융시장권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북경은 북경이고 천진은 천진이라는 프라이드가 강하다.


천진시 학생들이 인천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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