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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문화/인천의영화이야기

영화-인정사정 볼 것 없다

by 형과니 2023. 4. 30.

영화-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08-05-31 10:44:05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두 사람이 눈을 부릅뜬채 서로를 노려보고있다. 그리고 이내,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달려가며 주먹을 날린다.

 

이 장면은 탁월한 영상미학을 보여주는 감독으로 알려진 이명세 감독의 1999년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속의 명장면이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이명세 감독 특유의 영상미와 수개월에 걸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탄탄한 시나리오, 그리고 그 시나리오로부터 탄생된 박중훈이 연기한 서부서 강력반 우형사와 안성기가 연기한 용의주도한 살인마 장성민이란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작품이다.

 

영화팬들은 '39계단 살인사건 장면'이나 '우형사와 장성민의 빗 속 격투신' 등 영화 속의 명장면을 기억하며 이 영화가 부산과 강원도 태백에서 촬영됐다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속 주요 장면들에도 '인천'이 등장한다.

 

인천의 모습은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데, 39계단 살인 사건이 터진뒤 비상이 걸린 서부서 강력반 형사들이 사건 수사를 위해 이곳 저곳을 탐문하고 수색하는 여러 장면이 겹쳐지는 신에서 경인고속도로 진입로인 가좌 인터체인지의 모습이 잠깐 등장한다.

 

 

차량을 끌고 이동하는 우형사의 얼굴과 교차되며 차량 앞 유리 너머로 스치듯 등장하는데, 화면은 동부재강 방면에서 간석동 방면으로 이어져 있는 고가를 따라 이동하는데 잠시 잠깐, 직진하면 '수원·간석동', 우회전하면 '서울·인천교'라고 적혀있는 이정표가 등장한다.

 

가좌 인터체인지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외에도 <고양이를 부탁해> 속에서도 잠깐 등장하는 장소로, 공단을 끼고 있어 주변의 공장 굴뚝 등의 모습이 적막한 도심 풍경을 보여준다. 한 가지 더 재미난 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우형사가 모는 오래된 RV차량은 실제 인천번호판을 단 차량이다.

 

팬들이 기억하는 영화 속 여러 명장면들 가운데 하나는 마약을 밀거래하는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 전과자 가물치와 우형사와 김형사 일행이 만나고, 도망치는 가물치를 우형사가 끈질기게 추격하는 신이다.

 

배우 권용운이 연기한 전과자 '가물치'를 우형사와 김형사(장동건)가 탐문 수사도중 우연히 나이트클럽 입구에서 마주치는데, 'Vaskia'라는 상호의 이 나이트클럽은 지금의 인천 중구 중봉로를 따라 수인사거리에서 사동 삼거리 방면으로 가다보면 오른편 오래된 창고 건물 안쪽에 위치해 있는 나이트클럽으로 확인된다.

 

 

지금 이곳은 영화 속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리 변했을 뿐만 아니라, 문을 닫은채 영업을 하고 있진 않아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우형사 일행을 마주친 가물치가 도망가기 시작해 그 뒤를 우형사와 김형사가 뒤?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곳이 바로 인천항이다.

 

인천항에는 15분마다 대형선박 1척이 드나든다. 하루에만 5톤 트럭 8천대 분량의 화물이 오고가는 곳으로, 일렬로 늘어놓으면 30에 달하는 컨테이너 박스가 5천여 개가 하루에 처리되는 곳이다.

 

우형사가 도망치는 가물치를 ?아 뛰기 시작하면서 가물치를 앞지르기 위해 통과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배경이 인천항 곳곳에 위치한 창고 건물이다. 그리고, 가장 인상에 남는 야적장 추격신은 1부두에서부터 8부두까지 모두 여덟 곳의 부두가 위치해 있는 인천 내항에서 촬영됐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그 가운데에서도 추격신이 촬영된 곳은 자동차와 잡화를 취급하는 제5부두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가물치를 ?아가는 우형사의 너머로 대형 선박과 함께 GM대우자동차의 수출용 차량이 야적돼 있는 보습을 볼 수 있다. 시선이 주인공에 집중해 있다보면 무심코 넘길 수 있으나 유심히 배경을 보면 눈에 익숙한 차량들을 볼 수 있다.

 

연간 하역능력만도 7597천톤에 달하며 자동차 수출부두답게 야적장의 규모도 8개 부두 가운데 가장 넓은 177731에 이른다.

 

수백 여m를 따라 쫓고 쫓기는 장면의 마지막에서 가물치가 우형사에게 붙잡혀 몰매를 맞는 장소 역시 5부두 내 지상 컨베이어가 설치된 장소이다.

 

이 곳은 지금도 영화 속에 등장한 모습 그대로로, 마름모꼴 모양의 컴베이어 기둥 밑에 서면 우형사가 가물치를 오뉴월 개 패듯 패는 장면이 떠오른다.

 

인천 내항은 수출입 관련 업무 종사자들 조차도 출입증이 있어야만 출입할 정도로 일반인이 쉽게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이 곳을 보려면 인천항발전협의회나 인천항만공사 등에 문의하고 신청하면 견학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 밖에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등장한 살인마 장성민의 내연녀 김주연(최지우)이 살던 아파트는 인천 재능대학 앞 송림로에서 공단방향의 봉수대길 고가에서 좌측으로 바라보면 언덕에 위치해 있었는데 지금은 헐리고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감독의 오랜 시나리오 작업을 거쳐 '리얼리즘'이 매력적으로 살아난 작품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영화 자체 만큼 그 속에 등장하는 인천의 모습도 '리얼리티'가 느껴진다.

 

/·사진=김도연기자 blog.itimes.co.kr/do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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