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행진(街頭行進)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11-12 09:53:04
가두행진(街頭行進)
조우성의 미추홀
광복 되던 해 12월 3일, 인천시 '도산정공설운동장'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환영대회'가 있었다.
'해방과 독립을 위하여 해외에서 피의 투쟁을 계속하다 환국한 임시정부를 환영'하기 위해 거시적으로 마련한 모임이었다.
이날 정회장(町會長) 대표 이헌식 씨는 "한천의 감우같이 고대하고 갈망하든 우리 정부가 드디어 이 땅에 돌아오도다. 어찌 감격의 눈물을 금할 수 있으며 봉찬(奉贊)의 충의를 소홀히 하랴."로 시작하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대회에 참가한 시민, 사회단체, 학생들은 하상훈 대회장의 개회사, 임홍재 시장의 환국 환영사에 열렬히 호응하였고, 대회 부위원장인 장이범 씨의 선창으로 '한국해방만세'를 삼창한 후 국기를 앞세워 가두행진을 들어갔다.
이것이 광복 후 인천 최초의 공식적 '가두행진'이었다. 행렬 코스는 도원동-배다리-참외전거리-상인천역-용동고개-내동상가-신포동-관동-시청이었는데, 시민들은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와 그들과 함께 환국을 환영하였다.
60년대까지 공설운동장이나 답동광장에서 집회가 끝나면 으레 가두행진을 했던 것이 상례였다.
특히 인천고·동산고 야구가 전국을 제패할 때마다 온 시민들이 환호, 갈채, 꽃다발로써 맞이해 주던 모습들은 지금도 선하다.
지난 8일,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기념하는 가두행진이 신세계백화점-문학구장 코스에서 있었다. 인천의 전통적 거리 축제인 '가두행진'의 부활이었다.
그 옛날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코스가 짧은 것이 아쉽기도 했다.
어쨌거나 지역적 정체성은 그 같은 문화 체험의 공유를 통해서 얻어지는 DNA이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