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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해노랑' 

by 형과니 2023. 5. 18.

해노랑'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12-16 22:35:53

 

'해노랑' 

조우성의 미추홀

 

 

천안 역에 내리면 광장 오른쪽에 '학화 호두과자'란 커다란 입간판이 보인다. 호두과자의 원조(元祖) 가게다. 수 년 전 들렀을 때만 해도 은발의 8순 할머니 심복순 여사가 손님들에게 손수 포장해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호두과자의 주 판매처는 가게가 아니라 기찻간이었다. "따끈따끈한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가 왔습니다!"고 외치며 승객 사이를 오갔던 홍익회(弘益會) 판매원들의 구성진 목소리는 증기기관차 시절의 풍물시였다.

 

일본 특유의 철도 문화 속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먹을 거리가 '에끼벤또(도시락)'라면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는 호두과자가 있었던 것이다. 세상은 이러구러 변해 갔지만 호두과자만은 1934년 발매 이래 변함없이 팔렸다.

 

그 장수의 비결은 아마도 잊히지 않는 맛 때문인 것 같다. 먼 길을 떠나는 이의 심리적 공허감을 호두의 저작(詛嚼)과 단팥의 감미(甘味)가 이루어 내는 하모니로써 채워준 최상의 여행 간편식(簡便食)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고려 이후 천안에 호두가 흔했던 것처럼 인천시 강화군에는 예부터 속이 유달리 노랗고 당도가 높은 '생미'라는 질 좋은 고구마가 지천이었는데 1998년 이를 공식적으로 '속노랑고구마'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 했다.

 

최근 인천시가 '속노랑고구마'와 또 하나의 강화 명산품인 '인삼'을 재료로 한 최초의 브랜드 상품 '해노랑 과자'를 판매키로 했다고 한다. 영양식 고구마와 천하의 약재 인삼이 만났으니 금상첨화이리라.

 

부디 맛과 영양으로써 천안의 호두과자, 안흥의 찐빵, 경주의 황남빵에 필적하는 먹을거리 명품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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