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타고 어디까지 갈 수 있나’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12-25 23:22:01
‘전철타고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조애경 인천지하철공사 홍보차장
수도권전철의 광역화 시대가 빠르게 다가왔다.
1905년 개통된 경부선(서울~부산) 철도는 지금도 많은 인적수송과 물동량을 실어 나르는 우리나라 대동맥이다. 국책사업인 철도 전철화사업의 일환으로 경부선은 1974년 청량리에서 수원까지 수도권전철이 운행되다가 2005년 천안까지 연장됐다. 나아가 2008년 12월 15일 천안역에서 아산시 신창역 간 장항선 19.4km가 연장개통돼 수도권전철은 이제 인천~서울~경기~충청을 이어주는 새로운 철도시대를 열고 있다.
충남과 전북을 잇는 장항선(천안~장항)은 1922년 단선으로 개통됐는데, 78년이 지난 2000년 5월에야 복선 전철 및 직선화 사업을 시작해 그 첫 구간으로 천안~신창역 구간이 어제 개통된 것이다. 이로써 서울에서 천안까지 운행하던 수도권전철은 온양온천과 아산, 신창까지 달리게 됐다. 내년엔 급행열차가 다니고 아산역에서 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과 환승할 수 있어 이용객들은 그 편리함에 감탄할 것이다. 인천시민들은 이제 3천200원짜리 승차권으로 충남 온양온천과 아산에 갈 수 있게 됐다.
또 2005년 청량리(지상)~덕소 간 운행해온 중앙선 전철은 오는 12월 29일 팔당, 양수를 지나 국수까지 21.6km 연장 개통한다. 중앙선 전철은 2010년쯤 용문을 지나 원주까지 연장될 예정이어서 청량리~원주 간 96km를 달리게 된다. 중앙선 전철 개통으로 한정된 도로와 철도 노후화로 교통이 취약했던 경기도 양평지역은 서울도심까지 1시간 이내 생활이 가능해졌고 특히 이번에 개통될 구간은 수려한 한강과 관광지가 많아 지역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실제로 팔당역의 경우 중앙선 전철 개통 이전에는 무궁화호 열차가 왕복 1회만 정차해 하루 평균이용객이 2명에 불과했으나 전철 개통 이후 평일 이용객 1천300여 명, 주말 관광객 1천700여 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경부선보다 6년 앞서 1899년 우리나라 최초로 건설된 경인철도 역시 1974년 구로~인천역 간 27km를 전철화하면서 인천의 전철시대를 열었고 1999년 인천지하철 개통과 2007년 인천공항철도 개통으로 인천이 국제도시 면모를 갖추는 데 기여했다.
현재 수도권전철은 서울메트로 135km, 서울도시철도 152km, 인천지하철 23km, 그리고 동서남북으로 확장하고 있는 경부선(구로~천안) 85km, 장항선(천안~신창) 20km, 경원선(청량리~의정부~소요산) 44km, 중앙선(청량리~팔당~국수) 39km, 일산선 19km, 분당선 7km, 경인선 27km, 안산선 26km, 분당선 45km로 총 620km가 넘는다. 여기에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전철 건설에 적극적이어서 앞으로 철도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 철도는 현재 1960년 대비 1.2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고속도로는 9.3배, 도로는 3.6배 증가했다. 선진국 대부분이 교통정책 중 철도를 최우선으로 해 철도시설 확충에 사활을 거는데 반해 우리는 도로포장에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다. 그 결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 증가, 대기오염 유발, 유가변화에 취약한 교통시스템 때문에 만만치 않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L당 2천 원까지 치솟던 고유가로 우리 경제가 휘청거렸다. 지금은 유가상승이 진정돼 한숨 돌렸지만 언제 치솟을지 모르는 유가는 우리 경제발전에 장애물임은 분명하다. 유가가 오르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서민들의 교통비다. 자연스레 철도가 친환경, 고효율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유(油)테크시대, 철도의 경쟁력은 전철화에서 나타난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철도용 경유단가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도의 전철화 사업은 승객 편의성도 있지만 경쟁력과 경제성, 환경오염 측면에서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전철화는 기존 디젤열차보다 운행속도를 높일 수 있어 수송능력을 대폭 높여주고, 철도를 환경친화적 교통수단으로 탈바꿈하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적되는 온실가스 배출측면에서 더욱 효과가 크다.
역세권과 지역 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도권전철은 인천, 서울, 경기를 지나 충남과 강원까지 하나로 이어졌다. 값싸고 친환경적인 수도권전철을 타고 산과 강을 찾아갈 수 있고 온천여행도 가능해졌으니 전철화 확장소식이 여러모로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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