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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소통(疎通)

by 형과니 2023. 5. 19.

소통(疎通)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1-23 12:40:44

 

소통(疎通) 

조우성의 미추홀

 

우리나라에서 시집을 가장 많이 출간한 이는 조병화 선생이다. 인천서 낸 첫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 이후 53권이나 상재했으니 평생 2~3권을 낼까 말까 한 과작(寡作)들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문학적 괴력(?)을 발휘한 셈이다.

 

산문집 발간의 선두 주자는 일본의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가 아닐까 싶다. '다나카 가쿠에이 연구'를 시작으로 '우주로부터의 귀환'까지 인문과 과학의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며 쉬지 않고 필봉을 휘두르고 있는 중이다.

 

그는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라는 저서에서 영국 과학자 'C. P. 수노우'를 흉내 내 문과생들에게 열역학 제2법칙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몰랐고, 반대로 이과생들은 셰익스피어조차 거의 읽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과계 지식인과 이과계 지식인이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으며 상대를 이해하지 않으려고 할 뿐 아니라 적대감과 혐오감까지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은 스노우지만, 그들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다치바나는 지적하고 있다.

 

그 결별(訣別) 현상은 인천(仁川) 도처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양자가 모두 '소통' 혹은 '통섭'이란 유행어를 늘어놓으며 번지르르한 언변을 구사하지만 지적(知的) 붕괴에 따른 단절은 여기저기서 노증되고 있는 실정이다.

 

배다리에 산업도로를 뚫자고 입안했던 시() 공무원과 그에 자문했거나 심의했던 이과계 엘리트들은 문과계 가치관에 일종의 혐오감을 갖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정신문화사()적 보고를 그렇게 양단시킬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인천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과계와 문과계의 진정한 소통이 요망되는 시점이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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