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이전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1-23 12:43:49
문화재단 이전
조우성의 미추홀
인천시립도서관은 도서관계(圖書館界)의 중추로서 손색이 없었다. 장서 수로나 일제 강점기의 일본 서적, 광복 후의 양서, 대중일보를 비롯한 역대 지방지는 '시립'이 아니고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역사 연구의 보물이었다.
그러나 장소가 외져 이용자의 불편이 없지 않았고, 건물 또한 과거 유승원 시장 시절 지은 2층짜리 문화센터를 전용한 것이어서 각종 첨단 시설을 갖춰야 할 현대 도서관으로서는 불비한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시청, 교육청 등 각종 기관이 집중돼 있는 남동구 구월동으로 시립도서관을 이전한 것은 중구의 문화적 기득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처사이자 지역문화에 대한 시의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노증하고 있다.
이전 대안으로 그 자리에 '근대문학관'을 설치한다고는 하나 특수도서관 혹은 자료관쯤으로 축소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중구청 앞의 '아트 플랫폼(舊 예촌)'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다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그러나 그 곳도 운영 문제는 심각한 숙제로 남아 있다. '아트 플랫폼'이 결코 후생 복지 차원의 공간이 아닌 이상 국내외 경쟁력 있는 작가들을 초치해 그들이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틀을 속히 마련해야 할 줄 안다.
더불어 운영 주체가 된 재단도 인천 문화예술의 발원지인 중구로 이전하기를 권한다. 문화예술의 최전선이 될 '아트 플랫폼'에 사무실을 두는 것이 중구의 위상을 되살리는 방편이자 효율을 높이는 길로 보이는 것이다. 재단이 문화예술인들은 엄두도 못 낼 호화판 사무실을 유지하며 피 같은 시민의 돈을 턱없이 쓸 수는 없는 일이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