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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나눔의 시작 

by 형과니 2023. 5. 20.

나눔의 시작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1-30 11:04:16

 

나눔의 시작 

조우성의 미추홀

 

설날 직전, 세계 제일의 부자 빌 게이츠가 소아마비 근절에 써 달라고 WHO(세계보건기구)에 우리 돈으로 3,500억 원을 기부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전 세계의 어린이 소아마비를 근절시키는 데 기여하겠다는 실천 의지를 담은 미담이었다.

그 돈이 아시아 어린이들에게도 혜택을 주리라는 게 AP 통신의 보도 내용이었다. 고마운 일이다. 반면에 아시아의 내로라 하는 졸부(猝富)들은 여태 그 같은 인류애적 기부 행위를 흉내조차 내지 못했던 게 부끄런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매한가지다. 제 자식에게 수 조 원대의 천문학적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온갖 사회적 망신을 감수해 온 재벌들의 눈물 어린 부성애나 도피성 문화재단 등을 세워 잔돈푼으로 세상을 농락하는 수준의 기부였다.

 

그러나 철학의 원천적 빈곤과 함께 잘못 배운 자본주의의 단면을 동시에 들여다보게 했던 일들과는 달리 지난 주 모 신문의 1면을 장식한 '인천시, 월급 떼 내 일자리 나눌 것'이란 기사는 따스한 사랑의 불씨 같았다.

 

이에 동의하는 시 산하 5급 이상의 고급 공무원들에게 향후 1년간 월1~5%씩의 기부금을 받아 그것으로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인턴사원을 채용키로 했고, 산하 6개 공사ㆍ공단의 3급 이상 272명도 동참하기로 했다고 한다.

 

인천이 출생지이자 주 사업장인 재벌이나 향토기업들이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던 차원의 방책을 공직계가 들고 나온 것과 그것이 봉급을 덜 받겠다는 결단이란 점은 예사롭지가 않다. 말 많은 이들은 또 자발성 여부나 실행도를 따지겠지만 그 같은 용심(用心)이 이 엄동설한을 이겨나갈 불꽃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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