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亂場)예총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2-19 14:36:30
난장(亂場)예총
조우성의 미추홀
이 도시에는 비평이 없다. 자칭, 타칭 비평가는 여럿이 있어도 비평은 없는 기이한 풍토다. 비단 그 같은 현상은 사회 어느 한 분야에 국한한 것은 아니지만 특히 문화 예술계에는 비평을 꺼리는 이상한 분위기가 만연돼 있다.
매년 이런저런 말썽이 끊이지 않던 무슨 대전(大展)이 열렸던 때였다.
본보에서는 인천 출신 미술 평론가 모 씨에게 원고를 청탁했다. 그 전시회의 배경과 구조를 적시해 느낀 그대로를 엄정하게 써 달라고 주문을 했었다.
모 씨는 본보에 평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그 후 몇몇 인사들로부터 곤욕을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두 번 다시 인천 미술에 대해서는 글을 쓰지 않겠노라고 했고 지금까지 그는 자기의 선언을 홀로 지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시회 출품을 둘러싸고 미술인이 미술인을 고소해 법정에 서고 결국 판사가 종용한 화해 조치를 받아들이는 해프닝을 벌인 바 있는데 이번에는 협회장 선출 자격과 관련해 고소를 불사해 파란이 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예총의 모 협회도 시끌벅적하다. 총회 상황을 녹화한 동영상 필름을 무슨 증거 자료로 가지고 있다는데 미술협회의 지난 총회장에서도 훗날을 대비한 녹취가 있었다는 이야기고 보면 세상살이가 서글퍼진다.
예술가는 인간 정신의 정상에 도달하려는 자이고, 예술은 그 표현이자 삶의 양식이다. 그런데 현실의 이해와 득실 때문에 부끄러운 줄 모르고 누항의 갑남을녀처럼 서로 아옹다옹 갈등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혈세를 지원 받는 예총(藝總)과 그 산하 단체 그리고 예술인들은 최소한 시민의 눈을 두려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