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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염전이야기

최병관의 추억속의 염전(5)

by 형과니 2023. 3. 13.

최병관의 추억속의 염전(5)

인천의문화/최병관의 추억의 염전

2007-01-25 01:24:19


최병관의 추억속의 염전(5)

 송 이병은 염전의 힘겨운 노동으로 근육질이 단련되어 있었으며, 인상이 험악하고 온 몸이 검둥이처럼 검게 타 있었다. 매사에 침착한 그였지만,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야 너 이리와. 그래 나 인천 짠물이야. 그런데 너희들에게 무었을 잘못했다고 말끔 마다 인천 짠물이라고 석죽이냐” 라고 하면서 그는 큼직한 두 손으로 김 이병을 번쩍 들더니 문 밖으로 내동댕이치는 것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어서 말릴 틈도 없었다. 그의 힘은 대단 했다.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80㎏ 짜리 소금자루를 거뜬히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의 힘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염전 일을 모르는 대부분의 병사들은 혀를 내둘렀다.


“앞으로 인천 사람들을 짠물이라고 하는 놈들은 모조리 박살을 낼 거야. 난 염전에서 네놈들 서너 명 보다 무거운 소금을 거뜬히 날라보았기 때문에 한 순간에 몇 놈을 날려 버릴 수가 있어.”


필자는 마음속으로 후련했다. 그가 형님 같고 영웅 같았다. 그러나 걱정이 됐다. 내무반장이 알면 밤새 완전군장에 연병장을 몇 시간은 돌아야 할 것이며. 응덩이가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맞아야 할 판이었다. 가뜩이나 내무반장은 인천 사람들 하고는 무슨 원한이 맺혔는지 끔찍이도 미워했기 때문이었다. <계속>
 
사진설명-1988년 7월20일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