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관의 추억속의 염전(7)
인천의문화/최병관의 추억의 염전
2007-01-25 01:25:34
최병관의 추억속의 염전(7)
나이는 송 이병이 많지만, 내가 군대는 2년이나 먼저 입대했기 때문에 군대문화에 관해서 말문을 열었다. 3년동안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방법은, 무조건 참고 자기 계급에 맞게 생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인천사람을 ‘짠물’이라고 해서 상급자에게 폭행을 한다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된다고 했다.
제대할 때까지 아무 사고 없이 죽어지내는 것도 삶의 교훈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집에 두고 온 아이와 부인에게 줄 소중한 선물은 떳떳하게 제대복을 입고 귀향하는 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송 이병은 한 손으로 눈물을 훔쳐 내리더니, 사실 두고 온 가족이 보고 싶어 탈영 할 생각을 해 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특히 어린놈들이 인천 ‘짠물’이라고 하면서 우습게 볼 때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듣고는 걱정이 앞섰다.
그 이후로 휴식 시간이면 송 이병과 염전얘기를 주로 나누면서 낄낄거리며 즐거워했다. 그와 나는 거꾸로 가는 열차를 탄 것 같았다. 군대는 참 묘한 맛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형님이 된 것 같았으니 말이다.
송 이병이 전입을 온 후로 한 가지 달라진 것은, ‘짠물’ 소리가 사라진 것이다. 그 대신 송 이병에게 염전 이야기와 일찍 결혼한 이유를 말해 보라는 주문이 많아졌다. <계속>
사진설명
소금저울, 1993년 8월24일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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