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관의 추억속의 염전(8)
인천의문화/최병관의 추억의 염전
2007-01-25 01:26:24
최병관의 추억속의 염전(8)
송 이병이 일등병으로 진급을 하고나서 필자는 제대를 했다. 제대 하루 전날 막걸리 파티를 했는데 그는 막걸리 주전자를 통째로 들고 단숨에 마셔버렸다. 내 손을 잡고 나이에 맞지 않게 엉엉 우는 것이었다. 필자도 덩달아 함께 우는 바람에 내무반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창 밖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 했다. “인천의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기씨….”
송 이병과 어깨동무를 하고는 그 추운 겨울 얼음을 깨고 고참들 속옷까지 빨아주던 개울가로 갔다. 그와 함께 하얀 눈 위에 벌렁 누었다.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서러움과 기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송 이병을 처음 형님이라고 불렀다. 그의 울음소리가 대암산 자락에 울려 퍼졌다.
필자는 진심으로 형님 같은 송 이병에게 사과를 했다. 지금까지 반말로 하급자 취급을 한 것은 군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 이병도 어느정도 군생활에 적응을 했기 때문에 내 말을 충분히 이해 하는 것 같았다. 그와 두 손을 잡고 굳은 약속을 했다. “송 일병! 얼룩무니 제대복을 입고 우리 짠물끼리 만납시다. ‘소래4호염전’ 소금창고 앞에서….”
사진설명-갈대 우거진 겨울 염전, 1996년 1월2일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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