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미도에 가보셨나요?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7-05 21:29:47
요즘 월미도에 가보셨나요?
드라마고 퍼포먼스 반지하 대표 /인하대 ‘지역미술’ 강사
동인천역과 인천역을 지나 바다를 보기 위해 월미도를 향하는 길을 지금 가보시면 좀 이상한 공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육지와 월미도를 연결하는 도로 한쪽에는 아름드리 철제기둥이 연이어 솟아 있고, 파란색 철빔들은 굽이쳐 어디론가 가고 있는데, 월미도에 도착하여 보니 거대한 철상자 같은 건물이 입구를 그늘지게 합니다. 그러더니 그 기둥과 철빔은 월미도 방파제 마당을 가로 질러갑니다.
이제는 도로를 공사한다 치면, 교통량에 따른 도로 폭과 안전한 인도설치, 가변녹지구성 등을 통해 조금은 친환경적이고 친시민적인 모습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간절히 갖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있던 나무도 없애고, 인도는 좁고, 바다를 보며 휴식을 찾으려 했을 때 공중에 불안한 곡선 위를 다니는 전차 밑을 다닐 생각을 하니 현기증이 났습니다.
이 모노레일이 오래 전부터 계획된 바는 알지만, 갑작스런 시작으로 그 설계와 공법, 공정과 주민불편 등의 문제점들이 줄지어 불거지고 있는데도 공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성장과 개발의 질주시대였던 20세기 공업도시 정체성에서 이제 한국 개화기의 역사적 장소로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곳이 인천입니다. 하지만 ‘관광상품’이 그 지역의 역사를 꼼꼼하게 현재화하지 못하고 환경과 지역민들과 친화를 외면하면 어떻겠습니까? 공사 자체의 질도 떨어지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면 그 목적인 ‘세계도시축전’을 준비하는 사람들 생각 속에는 진정으로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겠습니까?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실공사로 인해 목적된 시기를 맞추지 못하게 되었는데도 공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은 중앙정부의 ‘4대강 살리기’사업과도 같아 보입니다. 강마다 각 지역 역사와 생활이 담겨 있는 자연의 형태를 타인들의 손길에 의해 단순간에 변화시키면서, 관광과 운송업으로 인해 해당지역들이 부유해질 거라는 논리는 꼭 자기논리에 찬성하는 사람만 살아가는 땅을 개발하는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지 않나 싶습니다. 취수와 홍수, 상수와 하수라는 주민생활 불편을 해소한다고 대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는 자연 자체가 피해자로 되고, 그로 인해 주민들에게 다른 삶의 영역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한 견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업도 너무나 급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이 포함된 전 지구사회는 21세기를 지구환경보호와 갈등을 넘어 공존의 번영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성장과 개발, 국제화와 선진화 그림 속에 갇혀 있으면서 물과 나무를 건드리는 사업이 혹 친환경사업인 것처럼 호도하는 ‘녹색뉴딜’이라는 용어는 지구환경과 국가와 지역 역사와 문화, 국민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여전한 20세기적 개발주의 상품일 뿐입니다.
상품의 사회적 의무는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며, 기업의 사회적 의무는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것입니다. 국가와 지방정부 운영이 최소한 건전한 기업정신에만 입각한다 해도 소비자들에 대한 요구조사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하고, 상품의 질을 생각해야 합니다. 사후관리와 이익에 대해서도 국민과 지역민에게 공공 환원을 계획 속에 담아야 합니다.
국민들의 경제가 어렵다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부실하게 운영하여 낭비되는 성장주의 경제방식이 국민을 배부르게 할 것이라고 이해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20세기를 달려온 우리 이웃들은 이제 이유와 맥락, 과정과 결과가 명확한 환경에서 휴식을 누리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국민들 또한 이 역사의 연속에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생각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런 참여와 실천이 지금 인천의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고, 대통령도 좋아할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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