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계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9-07-05 22:09:52
꽃시계
한겨울이나 이른 봄 눈속에서 피는 꽃도 있지만 대개 식물의 개화는 온도와 일조시간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여름철 나팔꽃이 새벽에 피듯 저녁에 피는 분꽃이 있으며, 흰빛의 박꽃은 저녁에 피어 다음날 아침에 시드니 말이다. 또한 복수꽃과 민들레는 오전에, 패랭이 도라지꽃은 오후에, 감자꽃과 달맞이꽃은 저녁에, 연꽃은 새벽에 핀다.
이를 꽃에 따라 개화하는 시간대별 표를 작성하면 이러하다. 04시=연꽃, 05시=나팔꽃, 06시=용담, 07시=복수꽃, 08시=민들레, 09시=노루귀, 10시=샤프란, 11시=튤립·벼, 12시=제비꽃, 13시=패랭이꽃, 14시=도라지, 15시=엉겅퀴, 16시=닭의장풀, 17시=분꽃·박꽃, 18~20시=달맞이꽃.
꽃의 개화시기는 꿀을 만들어 내는 시간과 유관하다. 치커리꽃은 아침시간에 꿀을 지니며, 붉은 토끼풀은 점심시간 이후에 꿀을 가장 많이 지니게 된다. 분꽃은 오후 늦게야 꿀창고의 문을 열고, 달맞이꽃이 뒤따른다. 그 시간에 꿀을 만들어 향기와 함께 방출하는데, 이것이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수단이다. 학자에 의하면 벌은 식물별로 꽃피는 시간을 기억한다고 한다. 정한 시간에 맞추어 꿀과 향기를 만들어낸다 함은 꽃의 번식에 성공하는 요인이다.
이처럼 식물마다 꽃을 피우는 시간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꽃시계이다. 시계 문자판에 해당하는 원형 화단의 주위를 12등분하여 개화시기가 다른 화초들을 시계방향으로 심고, 화단 밑에 내장한 시계의 대형 바늘이 돌아가게 한 장치이다.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가 처음으로 웁살라에 만들었다고 한다. 세계 유명 관광지 화단은 꽃시계로 장식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서울 남산과 부산 용두산공원에 시설되어 있다. 인천에도 1999년 부평구청 옆 소공원에 설치했다.
오래간만에 부평구청 옆 꽃시계 소공원이 새옷으로 갈아입었다는 보도이다. 부평구가 지난 3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그동안 사계절 잔디와 1만5천 포기의 각종 화초를 심었으며, 계절에 따라 화초를 교체하리라 한다. 그리고 야간의 경관을 위해 조명등도 설치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