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학 강좌 > 열한번째 이야기 < 인천에서 활동한 한국 현대 건축가
인천의문화/인천학강좌
2009-08-27 00:34:39
김중업 ‘인천해무청사’로 인연
화도진도서관과 함께하는 인천학 강좌 > 열한번째 이야기 < 인천에서 활동한 한국 현대 건축가
인천은 한국 최고 건축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획일적이고 틀에 박힌 건축물들로 가득차 있어 보이는 인천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가들이 작업한 건물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
세계 최고의 건축가 프랑스 르 꼬르뷔제의 제자였던 김중업 선생은 인천해무청사를 설계했다. 김중업 선생은 지난 1952년부터 55년까지 프랑스 파리의 르 꼬르뷔제의 문하에서 입면 디자인을 수행하면서 프랑스대사관, 인도 샹디갈의 행정청사, 샹디갈 고등법원의 타피스리, 샹디갈 주의사당 등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김수근이 설계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청량산의 선과 건물의 경계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김중업 선생은 인천해무청사를 설계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헐린 이 건물이 김 선생의 작품인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천해무청사는 샹디갈 행정장관 청사의 입면디테일을 모방한 작품으로 인천에서는 획기적인 건축물이었다.
또 한국현대건축의 태두로 불리며 김중업의 제자였던 김수근 선생도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1980년대 후반 인천시 연수구 청량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청량산의 선과 건물의 경계를 이루는 선이 같은 리듬을 갖춰 자연과 일치했다.
그가 설계했던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1천650㎡(500여 평)의 전시장에 탱크, 전투기, 군함 등 실물을 배치한 외부공간 프로그램과 멀티 프로젝션을 이용한 당시 최고의 전시기법을 동원해 영상 프로그램의 차별화를 둔다는 설계의지로 전체 건축공사비가 대폭 추가되기도 했으나 당시 박정희 정권과 친밀했던 김수근 선생의 활약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의 전시장이 건립됐다.
전진삼 건축평론가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최초 설계 당시 인천시가 4억원짜리 건물을 요구했었다”며 “김수근 선생은 중요성에 비해 건물이 초라하다는 생각에 경기도지사와 담판을 벌여 24억원을 받아 지금의 웅장한 기념관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인하대에는 한국현대건축사의 획을 그은 건축물이 있다. 인하대 건축공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성균관대 건축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조성룡 교수가 설계한 인하대 학생회관은 각 층마다 넓은 테라스를 만들어 한국의 마당 공간을 형상화, 후배들에게 ‘옥상정원’을 선물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마당을 현대 건축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평을 받았다.
물론 인천에는 호평을 받았던 건축물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 건축평론가는 “인천은 이일훈이라는 최고의 건축가를 놓쳤다. 만약 이일훈씨가 인천문화예술회관 설계 공모전에 당선됐다면 현재 구월동에 있는 문화예술회관은 중앙공원 남과 북을 완벽하게 가로막아 녹지축을 끊지 않는 권위적 이미지를 탈피했을 것”이라며 “이일훈씨가 인천에서 최근 남긴 구월동 이토타워는 철근과 콘크리트로 공간을 얘기할 수 있는 서울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오피스텔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고의 건축가들이 인천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인천이 건축이라는 언어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영근기자 syyk0808@i-today.co.kr
◇전진삼(田珍蔘) = 황해문화 편집위원. 편집위원. 건축비평가. 광운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발행인. 간향미디어랩 대표, 건축발전연구소장. 1960년생. 배재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 역임. ‘공간’ 편집장 및 ‘건축인POAR’ 창간 및 편집인 역임. 주요 저서 ‘건축의 불꽃’ ‘건축의 발견’ ‘ 조리개 속의 도시’ 공저 ‘건축과 나’ ‘건축의 불꽃’ ‘건축인 30대의 꿈’등.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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