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학 강좌 > 열번째 이야기 < 인천의 환경 어제와 오늘
인천의문화/인천학강좌
2009-09-05 10:10:25
갯벌 가치 무시한 송도는 신기루
화도진도서관과 함께하는 인천학 강좌 > 열번째 이야기 < 인천의 환경 어제와 오늘
경인운하, 계양산 롯데골프장, 송도11공구 매립, 강화조력발전소, 굴업도 CJ골프장 등등. 어느새 인천 지역은 환경 갈등의 백화점이 돼 버렸다. 지자체는 경제살리기를 내세우고 있고, 개발에 소외됐다는 피해의식에 젖은 주민들은 장밋빛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에게 환경을 내세우면 현실은 외면한 철딱서니 없는 존재가 된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카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지난 3월12일 오전 송도 LNG인수기지 진입로 옆 갯벌에 들어가 송도 11공구 매립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영우기자 dhsibo@i-today.co.kr)
이같은 괴리에 대해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박병상 소장은 “다음 세대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환경은 문화다”라는 명제를 내놓았다. 인천이라는 도시는 늘 정체성 부재라는 꼬리표가 붙은 곳이다. 그는 인천만의 특징인 바다와 갯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태풍 모라꼿이 대만에 3천㎜의 비를 쏟아냈는데, 이같은 현상은 지구온난화에서 야기됐을 것이란 게 박 소장의 생각이고, 국지성호우가 자주 회자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결코 남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는 견해다.
인천도 경험한 적이 있다. 갯벌이었던 김포평야를 매립하자 인근 계양, 부평, 부천 등은 수 백억원에 달하는 수해피해를 보곤 했다.
정부가 저탄소녹색성장을 표방하거나 지자체가 환경을 내세워도 박병상 박사는 공허하기 그지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9 세계환경포럼에 온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감축하자고 했지만, 바다나 갯벌의 가치를 무시한 채 송도경제자유구역에 건립 중인 고층건물이나 구도심 전역으로 확산되는 아파트를 보면 단순한 수사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발전이나 개발의 수익은 늘 챙기는 자가 따로 있을 뿐 다음 세대를 배려하는 제도적 장치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는 것이다. 462만8천120㎡ 갯벌을 매립해 용종도와 용유도 사이엔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섰고, 송도국제도시는 그 규모가 훨씬 능가한 채 고층빌딩이 예약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에 따른 재앙이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박 소장은 강조했다.
인간도 생태계의 구성원에 불과할 뿐, 이름모를 풀이나 벌레가 살 수 없으면 인간도 마찬가지 신세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박병상 소장은 “송도는 신기루에 불과하고, 이젠 인천만의 공동체를 살리는 것이 큰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경제를 강조하는 동안 시민들은 오히려 늘 집문제로 허덕이고,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나 이웃과의 범죄 등이 늘어가는 등 행복지수가 상승했는지 이제는 진지한 성찰을 할 때라는 것이다. 성장, 발전 등의 이면을 고민하지 않으면 결코 ‘미래’라는 말이 사전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박병상 박사 = 인하대 생물학과 졸업, 동 대학원 박사.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석사과정 수료. 풀꽃세상을 위한모임 대표를 역임했으며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성공회대와 한성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전태일을 기리는 사이버 노동대학 문화교육원장,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전문위원장, 녹색연합 대의원, 인천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굴뚝새 한 마리가 GNP에 미치는 영향’을 시작으로 단행본과 칼럼 등 저술활동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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