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개발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9-05 09:37:02
역세권 개발
조 우성의미추홀
일본은 철도의 나라다. 서점엘 가 보면 실감한다. 서점마다 어김없이 마련해 놓은 철도 코너에는 단행본, 월간지, 화보, DVD 등 철도 관련 자료들이 수북이 꽂혀 있다. 심지어는 '조선총독부 철도국 직원록'까지 있다.
작년 5월 유명 출판사 신조사(新潮社)가 발행한 '일본 철도여행 지도장(地圖帳)' 시리즈는 무려 140만 부가 팔렸다. 40대 남성이 주 고객층이었지만 50대에서 70대까지 분포되어 있었고, 의외로 여성 팬들도 많았다.
철도 팬의 계층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것인데 그들을 '데쓰짱(鐵ちゃん)'이라 한다. '여행 팬'에서부터 사진에 정열을 쏟는 '촬영 팬', 차량을 공부하는 '연구 팬', 주행음과 차내방송을 녹음해 즐기는 '음향 팬' 등이 있다.
'데쓰짱'의 최종형은 '철도 모형 팬'이라는 게 정설(?)이다. 그들은 철로와 신호등, 나무가 빽빽한 산과 터널 그리고 그를 지나면 온갖 추억이 얽혀져 있을 역 광장 등을 정교하게 만들어 내 사람들을 감탄하게 한다.
그 같은 열렬한 '철도 사랑'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는 견해가 분분하지만, 기차를 타 보면 JR, 사철(私鐵), 로컬 선 어느 것이든 역에서부터 승객 제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의 장삿속 민자역과는 판이하다.
최근 '동인천역 역세권 개발'이 논란 중이다. 교통의 편리성, 사업체의 직접성(集積性), 인근의 주거 환경, 사회문화적 인프라 등을 무시한 채 상권 조성에만 열을 올린다면 실패할 게 뻔한 데 보존해 가꿔야 할 배다리까지 전면 철거하겠다고 해 말썽이다. 철학이 없기는 '한국철도'나 시가 마찬가지로 보인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