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을 위한 전시회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9-09-05 10:07:13
공존을 위한 전시회
회전하는 교차로-이것이 로터리이다. 교차로의 교통량을 정차시키지 않고 소통케 하는 시스템이다. 교통량을 한 방향으로만 진행해 질서정연하게 처리함으로써 시간의 지체도 없다. 중앙지대를 녹화하면 도시미관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로터리가 반드시 편리한 것만은 아니다. 교통량의 증가와 차량의 대형화 추세에서는 오히려 로터리가 교통소통에 지장을 준다.
그래서일까. 인천의 대표적 로터리들이 이미 철거된 지 오래이다. 구 올림포스 호텔 밑의 항동로터리, 부평역전의 부평로터리와 신흥로터리, 송림로터리 등이 사라지고 숭의로터리만 남아 있다. 원형의 중앙 녹지가 철거되고 신호등이 차량의 진행을 돕는다. 그리고 로터리 대신에 무슨 무슨 5거리요 4거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송림오거리라는 이름의 송림로터리는 예전에 지하상가 조성을 놓고 애도 많이 먹였었다. 1980년대 말 시공을 맡은 업체들이 자금난으로 손을 떼고 공사가 중단되기를 거듭했다. 이 지점은 원래 인천의 동부권 관문이라 할 위치였다. 도시구획만 되고 오랫동안 벌판이던 곳이 1960년대 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교통의 요지가 되었다. 배다리와 연결되는 송림초등학교 담장 밑으로 해서 동부경찰서 앞을 지나는 도로가 뚫림으로써 일대 모습을 일신했다. 최근에는 동구의 발전이 진척되면서 오래도록 숙제였던 지하도도 완공된 지 오래다.
그 지하도에서 지난주 공존을 위한 의미있는 전시회가 열렸었다. 이름하여 ‘마을이 되어가는 사진전’-비록 지하도의 한켠에서였을망정 거기엔 준비한 사람들의 정성과 바람이 묻어 있었다. 재개발이라는 물결에 휩쓸려 배려받지 못하고 물러난 잘려지고 버려진 동구의 마을과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진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나열한 순으로는 ‘살아가는 골목길’ ‘언덕 위에 사는 사람들’ ‘마을에 다가가기’요, ‘사람과 자연, 가꾸는 삶’과 ‘그리고 도시속에 지속가능한 공존의 삶을 위하여’로 매듭짓고 있었다.
지금은 풍성하고 윤택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들하지만 예전에 우리 인천시민들 모두가 그렇게 살았던, 버릴 수 없고 숨길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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