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에 대한 해명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10-04-19 12:22:29
짠물에 대한 해명
한문의 사자성어 처럼 ‘경중미인’이요 ‘맹호출림’이요 하듯 팔도기질을 평한 ‘사자평’이란 것이 있다. 이 외에도 각지방의 인심을 묘사한 속언이나 민요들도 있다. 예를들면 ‘××나무장수 처럼 딱딱거린다’든가 ‘아침전에 80리를 뛴다’라든가 ‘덕적 가서 아는척 강화 가서 있는척 말라’등이다. 그러나 인천에 관한 것은 별로 없는것 같다. 이것을 인천사람은 개성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긴 개성이 없다는 것 즉 무개성도 또하나의 특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런데 한켠으로 인천사람이 깍쟁이라느니 짜다느니 하는 말을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아냥거리는 말이다. ‘깍쟁이’는 인색하고 이기심이 많은 약삭빠른 사람을 이름이니 짜다는 표현과 통한다. 그러나 이것을 부정적으로만 볼것이 아니다. 짜다는 표현은 사리가 밝고 경우가 분명하다는 풀이가 된다. 근면하고 절제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렇지가 못하고 반대적으로 생각하면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한 형편이 되지않겠는가.
인천사람이 짜다는 비아냥은 인천이 예전에 염전을 가지고 있던 고장이었음을 연상해서 붙인 말이겠다. 학창시절 경인통학을 할때 하행길에 주안역에만 닿아도 염전 풍경을 볼수있었다. 역 주변엔 염업과 연관한 사무실들이요 역구내에는 소금을 실어오는 도루코의 앙상한 레일이 본선 철도와 나란히 깔려 있었다. 그때 동료 학우로 부터 짠물이라는 놀림을 받았었다.
근래에는 2연패를 한 SK야구를 일러 짠물야구라고 한단다. 어떤 경기를 짠물이라고 이르는지 모르나 지니고 있는 전력을 총동원 승리를 창출해내는 팀이 SK야구이다. 다만 SK의 연고지가 인천이다 보니 짠물이라는 별칭이 따라붙은것 같다.
아무튼 6일부터 시립박물관이 ‘인천 짠물에 대한 해명’이란 기획전을 연다고 한다.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긍정적인 인천짠물이기를 바라지만 정작 인친시민이 개선해야 할 인식은 소극적이 아닌 적극적 참여의식이다. 최근 각종 선거에서 인천시민의 투표율은 전국 최저였다. 지난번 적십자회비 수납실적도 그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