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아 오너라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10-04-02 16:05:24
나의 봄아 오너라
계절에 따른 변화는 식물세계에서 민감하다. 지루한 겨울 동안 어찌 견디었든지 봄이 되면 새움이 돋고 꽃을 피운다. 봄철 개화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대체로 일조시간과 기온에 영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꽃을 피우도록 재촉하는 것은 봄비이다. 지난밤 소리없이 내려 대지를 촉촉히 적시고난 아침이면 어느새 정원의 목련은 꽃눈이 밤알만하게 부풀고 당장이라도 개나리는 터질 것 같다. 사뭇 꽃을 피우지 않고는 못견딜 조바심이듯 하다.
봄을 알리는 꽃소식은 아무래도 남쪽에서 부터 올라온다. 아직도 중부지방에서 눈발이 흩날리고 있을때 제주도나 남녘 바닷가 마을에는 개화가 한창이다. 매화가 향기를 뿜고 수유가 노랗다. 지나간 동안 처음 꽃을 피운 날짜를 평균내어 보면 꽃소식은 제주 여수에 가장 먼저 오고 강릉이 서울과 중부지방 보다 조금 빠르다. 이같은 현상을 등위로 지도를 그릴수 있으며 이것이 화신도이다.
이에 따르면 개나리와 벚꽃의 개화일이 제주도가 3월20일과 29일이며 남해안은 3월25일과 4월1일, 충청도와 동해안은 3월30일과 4월10일, 서울 등 중부지방은 4월5일과 20일경이다. 가을 단풍도와 비슷하면서 일자는 반대로 남하한다. 이런때 개화의 북상은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경부선으로 부산에서 상경하면서 차창 밖으로 만발한 봄꽃이 추풍령 고개를 넘어서는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벌써 4월이다. 여느해 같으면 담장의 노란 개나리도 정원의 흰 목련도 피어있을 때인데 아직 침묵이다. 지난 겨울 난동으로 오히려 개화시기가 한주일 정도 이르리라던 전망도 빗나갔다. 올해 처럼 봄비가 잦은 적이 없었는데도 약발이 안듣는다. 변덕 날씨 때문인듯 하다. 따지고 보면 지난 한달은 일기가 불순했다. 꽃샘이라고들 하나 어디 꽃샘이 한두번으로 끝나야지 내내 지속될 수 있는가.
“남쪽문이 열렸다/오너라 나의 봄아 오너라/너는 내 가슴에 떨리는 대로 떨리누나/나의 봄아 오너라/나무잎새들의 속삭임 속으로/들어 오너라"-타고르의 ‘오너라 나의 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