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 둥지트는 곳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10-03-06 13:02:49
저어새 둥지트는 곳
밥주걱 모양의 부리를 가진 철새가 있다. 저어새라고도 하고 가리새라고도 한다. ‘가리새’란 땅을 간다는 뜻으로 넓적한 부리가 땅을 가는 쟁기와 비슷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숟가락 처럼 생겼다고 하여 생긴 영어 이름 ‘스푼빌’과 비슷한 경우이다. 그런가하면 학명 ‘플라타레아’도 그리스어의 ‘부리의 끝부분이 넓다’는 뜻의 ‘플라티’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저어새 부리의 독특함으로 이름이 되고 있다.
이렇듯 저어새의 부리는 주걱 모양으로 길고 넓적하다. 그것을 반쯤 열어 물속에 넣고 머리를 좌우로 젓는데 그 모습이 재미있다. 그러다가 먹이가 접촉되면 부리로 잡는다. 먹잇감으로는 작은 물고기나 개구리 따위이며 조개류도 먹으며 곤충은 물론 식물의 씨앗도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저어새이다. 황새처럼 부리를 부딛쳐 소리를 내며 사람이 접근하는데 민감하다고 한다.
저어새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900여마리가 남아 있을 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더러 몇 마리씩 관찰된 적이 있다. 곧 멸종할 확률이 80% 이상이리라 여겨질 정도로 심각한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 우리나라는 1968년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했다. 저어새의 서식지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가 유일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강화도 북방의 남북한 접경지대의 무인도 지역에서 번식한다는 것이다. 그런 것이 지난 1995년이던가 강화도 선두리에 날아온 것이 확인되었다고 보도된 적이 있고 최근엔 송도 해안에서도 발견된다.
이처럼 저어새가 희귀조가 된 원인을 조류학자들은 다음의 네 가지를 지적한다. ①밀렵행위 ②외래종의 도입 ③환경오염 ④서식지의 파괴다. 강화도 북방이 번식지가 된것은 이같은 조건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003년 겨울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느라 대만으로 날아간 저어새들이 집단으로 폐사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양어장에서 세균에 오염된 사체를 먹은 때문이었다.
남동유수지 인공섬에 저어새가 안전하게 둥지 틀 환경을 조성하리라 한다. 그 동안 저어새의 번식처로 알려졌으나 부화률이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