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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섬

용유도 조름섬

by 형과니 2023. 6. 13.

용유도 조름섬

인천의관광/인천의섬

2010-05-31 15:15:46

 

하루 두 번, 그 섬은 품을 연다

 

용유도 용유해변에 가면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의 섬 조름도가 있다. 바다가 섬을 놓아주는 때는 하루에 단 두 번. 세상 사람들의 발길을 쉬 허락치 않기에, 조름도는 늘 그립고 아련하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하릴없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꿈꿀 때면, 영종·용유도로 간다. 영종·용유도로 가는 공항고속도로는 언제나 막힘없이 시원하다. 경쾌하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차창 밖으로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풍경이 물결친다. 새는 유유히 하늘을 날고, 배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쪽빛 수면 위를 미끄러진다.

 

이번 바다여행지는 용유해변이다. 용유해변은 주변의 을왕리해변이나 왕산해변처럼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아 좋다. 군데군데 진을 친 조개구이 집이 다소 거슬리지만 아름다운 자연이 이를 상쇄시켜준다. 용유해변은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과 넘실거리는 바다가 어우러져 있고, 물이 빠지면 수많은 생명을 품은 진회색 융단이 신비롭게 펼쳐진다. 때는 오전 9, 아침햇살을 머금은 갯벌이 은빛으로 빛나며 한 폭의 그림으로 곱게 피어난다.

 

그 길을 따라 가면 하루 두 번만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하는 신비의 섬 조름도에 다다른다. 조름도는 마치 사람이 앉아서 졸고 있는 모습같다 하여 졸음섬’, 이를 소리 나는 대로 말해 조름섬으로 불리운다. 또 주름진 형상의 갯바위들이 독특한 정취를 자아내어 주름섬이라고도 일컬린다.

 

조름도로 가는 길은 질퍽한 갯벌이 아닌 단단한 모래로 이뤄져 있어, 마치 육지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일부러 길을 내 놓은 듯 하다. 가는 길은 굴과 조개가 붙어 있는 갯바위로 가득 메워 있어 이 곳이 바닷속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울퉁불퉁 거친 갯바위들이 발걸음을 느리게 붙잡지만, 그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 싫지 않다.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20여 분을 가면 조름도에 이른다. 자그마한 섬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쉬 닿지 않던 섬을 오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가파른 경사를 타고 무성하게 자란 나무와 풀들을 헤치며 섬에 오른다. 딱히 정상이라고 할 만한 곳은 없다. 조름도는 수풀로 그늘을 드리우고 잠시 쉬어갈 자리를 내어주며 말없이 여행자들을 다독일 뿐이다. 현실로부터 벗어난 작은 휴식, 바로 조름도의 미덕이다.

 

섬에서 돌아가는 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조름도 근처에 있는 산으로 향한다. 산은 착하다. 야트막하여 가볍게 오를 수 있으며, 숲이 푸르게 우거져 해가 비추면 양산이 되어주고 비가 오면 우산이 되어준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조름도와 섬을 세상과 이어주는 바닷길이 한눈에 보인다.

 

산에서 내려가는 길에는 용엄사가 있다. 용엄사는 용유도 최초로 지어진 사찰로, 바다를 굽어보는 인자한 부처상과 야생화가 잘 가꾸어진 조경이 인상적이다. 마침 용엄사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색색 등을 달아 단장하고 신도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심 좋은 주지스님이 지금 막 만들어졌다며 따끈한 인절미를 건넨다. 정이 더해져서 일까, 산행 후 먹는 떡 맛이 꿀맛이다.

 

용엄사를 지나 세상으로 향하는 숲길은 그림엽서에 고스란히 옮겨도 좋을 만큼 예쁘다. 산행 중에 내린 빗방울이 수풀에 도르르 떨어지고, 나뭇잎이 바람결 따라 나부끼며 살짝살짝 햇빛을 비

춘다. 들리는 것은 나뭇잎이 한들거리는 소리와 작은 새와 풀벌레의 속삭임뿐. 두 눈 가득 마음 가득 푸르름을 담으며 산을 내려온다.

 

일상으로 가는 길. 물이 차오르고, 조름도는 어느덧 육지에서 다시 섬이 되어 있었다. 바다가 섬을 놓아주는 때는 하루 두 번. 세상의 발길을 쉬 허락치 않기에 조름도는 늘 그립고 아련하다. G

간조시간 확인 : 국립해양조사원(www.khoa.go.kr), 885-3827

 

 

모세의 기적

인천 바닷길이 열리다

 

인천에는 조름도 외에도 바다가 열리는 모세의 기적을 접할 수 있는 섬이 있다. 동명의 영화로 잘 알려진 실미도는 이웃한 무의도와 하루 두 번 하나로 이어진다. 잠진도선착장에서 여객선에 몸을 싣고 4분 정도 바다를 건너면 무의도에 닿는다. 무의도 실미해변을 통해 실미도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또 이작도에는 풀치 혹은 풀등이라 불리는 모래섬이 있다.

이 섬은 밀물이면 바닷속으로 사라졌다가 썰물 때서야 제 속살을 드러낸다. 이섬 전체에 고운 모래가 완만히 깔려 있어 온 가족이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