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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골칫거리 비둘기

by 형과니 2023. 3. 18.

골칫거리 비둘기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02-07 00:51:54


골칫거리 비둘기


<병 때문에 감격키 쉬운 젊은이는 황혼에 빛나는 소녀의 맑고 아름다운 눈에 감격되었다. 젊은이는 지갑을 꺼내 소녀에게 얼마간 주려다가 그 맑은 소녀의 마음에 돈 때문에 사념이 생김을 저어하여 다시 지갑을 넣고 시곗줄에서 수정으로 새긴 비둘기를 떼어 소녀에게 주었다. 그리고 다시 무거운 다리를 끌고 그 자리를 떠났다>

이제는 고전 처럼 된 김동인의 수필 ‘수정 비둘기’의 한 귀절이다. 수필이라고는 하나 소설의 형태를 띤 아름다운 글이다.

폐결핵의 한 젊은이가 황혼녘에 바닷가 마을에서 만난 예쁜 눈의 소녀를 회상하는 작가의 심미적이고 환상적인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해변을 찾아 요양하던 젊은이는 한 마을에서 예쁜 눈의 소녀를 만난다. 그는 지갑을 열어 돈을 쥐어주려다 마음을 고쳐 시곗줄의 수정 비둘기를 떼어주고 떠난다.

그러나 소녀를 잊을 수가 없다. 몇년이 지나 주검을 맞게된 젊은이는 그날 처럼 황혼의 병실에서 간호사에게 바닷가로 눈을 돌려 보라고 요청했으나 옛 소녀의 눈동자를 느낄 수 없다.

젊은이가 죽은 후 소녀를 찾아 유산을 전해주라는 유서가 발견되었다. 그의 주검이 수정 비둘기와 함께 무덤으로 가는 것으로 끝이다.

비둘기는 사람과 함께 살아온 새이다. 성경에서도 비둘기는 감람나무 잎을 방주의 노아에게 물어다 줌으로써 홍수가 물러갔음을 알려준다.

이집트 사람들은 이미 BC3000년 즉 닭이 나일강 유역에서 사육되기 이전 비둘기를 식용이나 통신용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로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애완된다.

그러나 비둘기를 칭하여 아둔하고 음탕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비둘기를 어째서 평화의 사도로 여겨야 하는지 납득하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도시 주변에서는 골치아픈 애물단지이기도 하다. 주택가로 날아들어 지저분을 떨고 먹이문제도 부담스럽다.

인천항 양곡 야적장에 수십만 마리의 비둘기가 떼지어 살면서 피해를 끼친다는 보도이다. 수입양곡을 먹어치우는가 하면 배설물로 피해가 크다는 것인데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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