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귀향 예술제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2-12 00:57:45
영화인 귀향 예술제
1959년 7월 4, 5일 양일간 인천 시민관에서는 ‘제1회 인천 출신 영화인 귀향 예술제’가 열렸다. 6.25 발발 9주년 행사면서 ‘메마른 서정의 사회를 일시나마 낭만 속에 이끌어 보려는’ 의도로 당시 인천의 한 일간지가 기획한 행사였다.
여기 참가한 인천 출신 영화인, 연예인들은 모두 한국의 정상급으로 “ 고향에 대한 구정(舊情)을 소중히 여겨 자진 협조했다”는 내용을 신문의 사고(社告)는 알리고 있다.
황정순, 도금봉, 후라이 보이, 장동휘, 양석천, 오길래, 전방일, 차석종, 황해남, 장세진 등 배우와 가수 박경원, 남 신, 윤일로가 참가했다. 영화감독 조정호, 신현호, 박성복, 그리고 원용일(촬영), 공병두(제작), 나복희(무희) 등도 함께 고향 무대에 섰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의 규수상(閨秀像)이었던 여배우 황정순과 악극단 시절 지일화(池一花)라는 예명으로 뭇 남성의 인기를 모았던 요화(妖花) 도금봉, 그리고 코미디언이면서 명 사회자였던 후라이 보이 곽규석, 성격 배우 장동휘와 홀쭉이 양석천, ‘단종애사’에 단종 역으로 나와 스타덤에 오른 황해남 등은 모두 당대의 인기 배우였다.
물론 이별의 인천항을 부른 박경원과 윤일로 역시 절정의 가수였다.
의식주 어느 하나 아직 걱정 아닌 것이 없던 시절이었음에도 이 귀향제는 인천 시민들의 대단한 관심과 열광 속에 개최되었다. 아마 내 고장 출신 인기 연예인들을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은 삶의 고달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던 모양이다.
기록에 보면 인천에서는 이 비슷한 행사가 자주 열렸다. 5월에는 주간인천사(週刊仁川社)가 주최한 서울 영화배우 팀과 인천 문화인 팀 간의 이벤트성 야구 시합이 열렸고, 그 해 초가을 밤에는 ‘노란 사쓰 사나이’의 한명숙과 꾀꼬리 박재란, 남성 가수 도미 등이 공설운동장에서 시민 위안의 밤 행사를 갖기도 했다.
반세기 전 인천은 이처럼 다양한 연예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것이다. 사실 인천에서 이런 재미있는 행사가 자주 열렸던 것은 인천 사람들의 깊은 애향심과 함께 풍토적으로 예술, 연예를 사랑하는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무렵 어느 도시가 과연 이처럼 시민을 위한 연예 행사를 기획이나 했었던가.
이 한 가지만 보아도 특별했던 인천인데 요즘에는 제 스스로 주인 의식이 없느니, 구심점이 없느니 하는 가슴 아픈 자조의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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